아프간 봉사단 피살 3년-오해와 진실.. 가족들 엄청난 몸값 지불 호화여행 사실무근

입력 2010. 7. 23. 18:21 수정 2010. 7. 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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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던 샘물교회 봉사단원 23명을 구해내기 위해 피랍자 가족들이 몸값을 지불한 사실이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익명의 복수 관계자는 23일 "엄청난 금액을 가족들이 마련했고 막후 협상 때 국정원이 그 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보상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1인당 10억원의 몸값이 지불됐다는 말이 나왔다"며 "하지만 실제 금액은 이보다 적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족들이 은행 대출 등을 받아 비용을 마련했지만 부족한 금액은 교회에서 도와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족과 교회 측은 확인을 거부했다.

앞서 고(故) 심성민씨의 부친 진표씨는 2008년 7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이 국내 한 은행으로부터 200억원가량을 빌려 탈레반과 협상을 진행했고, 피랍자 가족 대표와 교회가 돈을 갚겠다는 각서를 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은조 샘물교회 목사는 "우리는 국정원에 갚아야 할 돈이 없으며 정부와 우리 사이에 주고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봉사단원들을 납치했던 초기 탈레반은 '갱단'과 같은 조직에 불과했다.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납치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세력에게 인질을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봉사단원들은 피랍 43일 동안 탈레반 농가와 토굴, 초소 등을 오가며 하루 평균 10∼20차례 이동과 감금을 반복했다. 일부 피랍자들은 극심한 폭행과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

한편 당시 피랍자들에 따르면 일각에서 제기됐던 호화 여행설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들이 탑승한 대형 버스는 폐차 직전의 벤츠 버스로 에어컨은커녕 시동도 제대로 걸리지 않는 차량이었다. 납치 직전 쇼핑을 즐겼다는 것도 사실무근이었다. 살아 돌아온 피랍자 21명 중 14명은 25일 아프간 사태 3주기를 맞아 피랍 당시 소회와 고백을 담은 책을 비매품으로 출간한다. 당시 유일하게 자녀를 둔 여성 피랍자인 김윤영(38)씨는 피랍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하는 '아프가니스탄, 그 50일간의 여정(빛나는 새별별)'이란 책을 다음달 출간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말에는 두 희생자 추모관도 교회 내에 건립된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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