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양천署..인권강연에 빈정대

2010. 7. 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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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하는 거 봤나" 항의에 박수까지…강연 한때 중단(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소속 경찰관들이 절도 피의자 등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 양천경찰서가 다시는 인권침해 행위를 하지 않겠다며 자정결의대회를 열었으나 인권교육 강사에게 야유를 보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 인권단체와 경찰에 따르면 양천서 일부 경찰관은 인권단체 관계자의 강연 도중 '고문하는 것 봤냐'라며 빈정댔고, 다른 동료들이 여기에 호응하는 손뼉을 쳤는가 하면 야유까지 해 강사가 강연을 중단했다.

지난 7~8일 이틀 동안 양천서에서 특강을 했던 인권연대 오창익 국장은 "강의 둘째날 한 직원이 '당신이 고문하는 것을 봤냐'고 큰 소리로 항의하니까 여러 명이 손뼉을 치고 호응을 했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이런 식이면 강의를 계속 하기 어렵다고 하자 '어려우면 나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오 국장은 강당 뒤쪽 출입문까지 나갔다가 다른 직원들이 말려 다시 강의를 진행했지만 불쾌한 감정은 숨기지 않았다.

양천서 직원 절반이 참석한 인권특강 첫날에는 많은 취재진과 서장, 과장 등 간부진이 함께했지만 나머지 절반 직원을 대상으로 한 둘째 날에는 간부들 없이 평직원만 참석했다.

이날 강의에서 일부 직원은 '왜 남의 기관에 와서 고문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나' '고문이 아니라 그냥 가혹행위다'라고 주장했고 이에 다른 일부 직원이 박수로 호응했다고 오 국장은 전했다.

오 국장은 "검찰과 인권위, 언론과 시민이 모두 '고문'이라고 하는데 경찰만 고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위험한 인식"이라며 "(경찰이) 정말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회성 교육만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시각차이는 존재할 수 있고 경찰의 그런 주장이 심정적으로는 이해되지만 그런 인식은 매우 위험하고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천서 이재열 서장은 "의견은 다를 수 있고 누구나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자연스럽게 의견 개진을 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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