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터키처럼 독도 뺏기지 말아요"

입력 2010. 5. 30. 22:39 수정 2010. 5. 30. 22: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경대 유학생들 17시간 항해 끝에 도착… "日 이 다케시마라 우기는 건 치졸"

"와, 정말 아름답다." 터키 출신 유학생 엠므다(24ㆍ부경대 응용수학4)씨는 30일 독도항에 발을 딛자마자 환호성을 연발했다. 그는 "터키도 그리스에게 섬을 빼앗긴 역사가 있기 때문에 독도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경대와 부산민족학교 독도학당이 공동 개최한 독도알리기 행사에 참가한 이유였던 것이다. 엠므다씨 말처럼 터키는 과거 이탈리아에 뺏겼던 12개 섬과 부속도서를 1947년 파리 평화협정에 의해 그리스에 재차 내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는 "온이키 아다(터키인들이 12섬을 통칭하는 말)를 방문할 때마다 우리 땅을 빼앗긴 현실이 가슴 아프다"며 "한국인들도 우리 같은 비극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11시30분께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1년 중 배를 접안 할 수 있는 날이 며칠 안 되는 까다로운 곳이지만, 파란 눈의 손님들을 기꺼이 맞았다. 섬의 주인인 괭이 갈매기 수백마리가 푸른 빛의 돌섬을 하얗게 수 놓으면서 환대했다.

2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열린 '독도알리기' 행사는 부경대 실습선인 '가야호'가 수송 수단이었다.'가야호'를 타고 독도를 방문한 것이다. 특히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6.25참전 7개국(인도 13명, 미국 2명, 영국ㆍ뉴질랜드ㆍ필리핀ㆍ캐나다 터키 각1명) 출신 부경대 유학생 총 20명이 초청됐다. 주최측은 당초 17개국 유학생들을 초청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여의치 않았다.

김희로(77) 부산민족학교 독도학당 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이 땅의 자유를 위해 순직한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자리입니다. 그 정신을 받들어 독도가 명백히 한국의 땅이라는 것을 모든 유학생들이 자국민들에게 증언해 주길 바랍니다."

이어 김 대표가 쓴 시 '내사랑 독도'가 낭독됐고, 무용가 허경미(38ㆍ여ㆍ레드스텝 대표)씨가 '독도여 영원하라'를 주제로 직접 연출한 고전 무용을 선보였다. 이어 모든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참전국 깃발들을 들고 "독도는 우리땅이다!"를 소리높여 외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행사 진행을 통제한 독도 경비대 길성용(31) 부대장은 "여러 독도 탐방 행사를 봤지만 이번처럼 뜻 깊게 느껴지기는 드물다"며 "한국 사람들이 독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모습을 외국인에게 보여주니 절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전날 부산항을 출발, 15시간 넘게 뱃멀미를 견디며 울릉도에 도착했고, 다시 2시간30여 분을 달려 온 이방인들에게 1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독도탐방은 아쉬움도 있었다. 외국인 유학생들과 부산민족학교 독도학당, 흥사단 관계자 등 80여명의 참가자들은 정박 시간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던 울릉도에서 예정에 없던 버스 여행을 갖는 것으로 미련을 달랬다.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독도는 지워지지 않을 이미지를 남겼다. 인도인 노엘(29ㆍ화학과 박사과정)씨는 "배에 체류한 시간이 길어 힘은 들었지만 독도의 아름다운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나라 출신인 아스호크 구마(31ㆍ화학과 박사과정)씨도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명명하고 자국 땅으로 우기는 모습은 선진국 답지 않은 치졸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독도=강성명기자 smkang@hk.co.kr

▶[알파클럽] 당신의 소중한 주식자산은? 1:1 무료상담 신청!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