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민자 '남편이 무서워'

2009. 6. 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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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때리고 욕하고…2명중 1명꼴 '폭력에 시달려'

외국에서 온 여성 결혼이민자 두 명 중 한 명은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김유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월간 정책연구지 <보건복지포럼>에 실은 '다문화가족의 실태와 정책방안' 보고서를 보면, 결혼이민자가 겪은 폭력 발생률은 47.8%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18일~9월6일 중국·베트남·필리핀·태국 등에서 온 결혼이민자 1196명과 한국인 배우자 103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폭력 유형별로는 물건을 던지거나 내리치는 신체적 폭력이 30.6%로 가장 많았고, 모욕적인 말을 해 괴롭히는 정서적 폭력(28.9%), 가족을 돌보지 않는 등 무관심하거나 냉담하게 대하는 방임(19.6%), 경제적 착취(12.6%), 성 학대(6.6%)가 뒤를 이었다.

이런 폭력은 결혼 생활이 오래될수록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2년이 안 됐을 때는 폭력 발생률이 36.6%였다가 2~4년은 50.8%, 4~6년은 50.4%, 6년 이상인 때는 58.9%까지 치솟았다. 여성 결혼이민자들은 16.7%가 "그냥 참고 산다"고 응답해,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기가 어려운데다 이혼하면 무국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유경 부연구위원은 "남편 등의 폭력 때문에 무국적 상태가 된 결혼이민자들에게는 정부가 체류와 생활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 또 언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결혼이민자를 위한 상담과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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