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국민장] 계속 말 바꾸는 경호관.. 마지막 20여분 무슨 일 있었나

2009. 5. 27.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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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있나 물었다" 진술도 믿기 어려워"문책 우려 경호팀 집단 허위진술 가능성"경찰 94명 투입하고도 부실조사 도마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전 봉화산 부엉이바위에 투신할 당시 경호관이 옆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부실 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이모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했다고 허위 진술을 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26일 밤 이 모 경호관을 김해 서부경찰서로 불러 3차 조사를 벌인 뒤 "'등산객을 아래로 내려보내고 오니 대통령이 없어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 경호관이 3차례의 조사 동안 진술을 계속 번복하고 있으나 투신 당시 옆에 없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경호관이 경찰의 첫 조사에서는 밝힌 "노 대통령이 '담배가 있냐'고 묻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누구지'라고 물었다"는 진술도 믿기 어렵게 됐다.

경찰은 이 경호관이 진술을 계속 번복함에 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행적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 투신 당일 오전 경호관이 봉화산 등산로에서 혼자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확보에 나서는 한편, 이 경호관이 경호동과 나눈 교신내용도 확보키로 했다.

당시 부엉이 바위를 등산한 한 회사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오전 6시20분께 경호관으로 보이는 사람을 만났는데, 리시버를 끼고 있었다"며 "이 사람과 30여m를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눴지만 노 전 대통령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당시 경호관 무전기록에도 "놓쳤다"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호팀이 초기 대응을 잘못해 집단 문책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단체로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중대 사안에 대해서 이 경호관의 진술에만 의존해 초기 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남경찰청은 이운우 청장을 본부장으로 94명을 투입한 매머드급 수사본부를 차려놓고도 이날 밤까지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앞서 서거 당일인 23일과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모 경호관의 진술을 토대로 노 전 대통령이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전 5시50분께 봉화산 산행에 나선 노 전 대통령이 바로 부엉이바위에 올랐고 오전 6시20분께부터 20여분 바위에 머물다 투신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경찰 수사발표와 달리 오전 6시30분께 부모님의 위패가 모셔진 봉화산 정토원에 들른 사실이 25일 밝혀졌다.

경찰은 26일 오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서거 당일의 정확한 행적과 앞서 발표에서 정토원을 들른 사실이 누락된 경위 등을 설명하기로 했다가 브리핑 직전 취소했다. 이운우 청장은 "조사한 내용이 청장인 나도 납득할 수 없어 재확인 작업과 미진한 부분에 대한 보강을 거쳐 발표하라고 지시했다"며 부실 수사를 자인했다.

김해=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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