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 꿀꺽한 공무원 "어떻게 꼬리잡혔나"

원정호 기자 2009. 2. 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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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원정호기자][양천구청 기능직 안모씨.."로또 당첨됐다" 속이고 호화생활]3년여 만에 26억원의 장애인 수당을 횡령한 서울 양천구 공무원 안 모(38)씨는 예산 집행통장에서 200만원을 본인 통장으로 이체했다가 감사에서 처음 덜미가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양천구 감사실은 이달 초 공금 계좌에 대한 일제 조사과정에서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장애인복지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개설한 계좌에서 안 씨 명의 통장으로 200만원이 출금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안 씨는 서울시에 필요한 복지예산을 신청해 구내 장애인 1300여 명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일을 해왔다. 통장에는 대량 이체될 때 마다 총 금액과 총 지급인원만 나올 뿐 개별 이체 내역은 표시되지 않는다.

계좌 문제점을 발견한 양천구는 정밀 감사에 들어갔고 은행으로부터 대량이체에 포함된 개별 내역 8만2000건의 엑셀파일을 넘겨받았다.

이후 파일을 열고 안 씨 이름으로 검색한 결과 3년 반 동안 무려 3억2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포착했다. 또 최다 금액 수령자이면서 매달 반복해서 지급받은 사람을 조사한 결과 눈에 띄는 2명을 발견했다.

한 명은 31회에 걸쳐 13억7300만원을 타냈고 또 다른 한명은 20차례에 걸쳐 9억4800만원을 수령했다. 양천구는 즉각 안 씨의 연말정산서상 가족관계를 대조한 결과 이 두 명은 각각 안 씨의 부인과 모친인 것을 확인했다.

안씨는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보조금 액수와 지급 인원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매월 돈을 빼돌렸다. 양천구 관계자는 "안 씨가 예산 집행 통장에 대량이체 총액만 기재되는 맹점을 이용했다"면서 "수년간 횡령하면서 방심한 나머지 대량 이체가 아닌 본인 통장에 직접 이체하는 실수를 범해 단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편 안 씨는 빼돌린 보조금으로 벤츠 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 돈으로 1억원짜리 벤츠 승용차와 국산 고급차인 오피러스를 사들였다. 또 강서구 화곡동에 5억원 상당의 33평형 아파트를 장만했다.

그는 벤츠를 몰고 다니다가 동료 직원에게 처음 들켰을 때 "아내가 로또에 당첨됐고 처가가 부자다"라고 둘러댔다고 한다. 안 씨는 거금을 수중에 넣었음에도 주위 동료들에게는 돈을 막 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등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면서 2중 생활을 했다.[관련기사]☞ '간큰' 공무원, 복지예산 26억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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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meetho@<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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