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 여사 "해외입양 중단 아직은.."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국내 입양이 늘고 있지만 아직도 따뜻한 가정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이가 얼마나 많습니까."
사단법인 홀트아동복지회의 몰리 홀트 이사장(74)은 8일 한국 어린이의 해외 입양에 대한 비판론과 관련,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부모에게 버림을 받는 어린이의 상당수가 여전히 보육원 등지로 보내지는 상황에서 해외입양을 서둘러 중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출장중인 홀트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보내온 글에서 이 같이 밝혔다.
홀트 이사장의 언급은 4일 폐막한 해외입양인연대(GOA'L) 창립 10주년 행사를 전후해 해외입양에 대한 일련의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홀트아동복지회를 설립한 해리 홀트와 버서 홀트 씨 부부의 3녀인 그는 '고아와 장애인의 어머니'로 불린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1956년 한국에 온 뒤 40여년 째 독신으로 살며 고아와 장애 아동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홀트 이사장은 "장애 아동은 차치하고 언청이나 선천성 모반 등 치료 가능한 의료 문제가 있는 아이를 '하늘의 저주'를 받았다며 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사지가 멀쩡한 아이도 보육원에서 자라며 냉대를 받는 게 현실인데 어떻게 하루 아침에 해외입양을 중단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 어린이가 해외로 입양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한국인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인 다수는 자존심보다 어린이가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을 바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홀트 이사장은 또 "보육원에 방치되다시피 했다가 외국에서 한 가족의 일원으로 사랑을 받아 훌륭하게 성장한 입양인, 특히 장애를 지닌 입양인의 삶을 생각해보자"면서 "이들이 보육원에서 자랐더라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가 대단히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웨덴 입양인인 토비야스 휘비네트(37.한국명 이삼돌) 박사의 해외입양 비판과 관련, "수 년 전 토비야스 박사의 부인에게 '두 사람 모두 해외로 입양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물었더니 '우리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홀트 이사장은 영양 결핍으로 인해 왜소한 아이 중에서 사망한 사례가 있었던 1970년대의 사례를 떠올리면서 "토비야스 부인의 말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입양의 활성화와 관련, "반가운 일"이라며 "하지만 국내 입양은 관습이나 비밀입양 등의 여건으로 해외입양에 비해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쉽지 않은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uckhw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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