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노후대비 최상의 재테크지만.. 최소 안전판일뿐

2012. 1. 18.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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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불안한 노후.. 국민연금 가입자 2000만 돌파 눈앞

[동아일보]

《 서울 성동구에 사는 최은숙 씨(61)는 이달부터 국민연금을 받는다. 지난 20년 동안 최 씨가 매달 낸 보험료의 총액은 1530만 원. 그러나 최 씨가 앞으로 받을 국민연금은 매년 500만 원이 넘는다. 물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3년 만에 원금을 돌려받는 '최고의 재테크'인 셈이다. 최 씨는 "월 45만6000원씩 받을 수 있어 노후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사인 박일남 씨(62)는 지난해부터 매달 42만7000원의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 1932년생인, 박 씨의 아버지도 이미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 박 씨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국민연금의 혜택을 보는 셈이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최근에는 '노후준비의 1등 공신'으로까지 여겨진다. 그러나 국민연금 수령자가 늘어나면서 재정이 고갈되는 것은 아닌지,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준비가 충분한 것인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

○ 국민 10명 중 9명 "고령화 남일 아냐"

보건복지부가 17일 발표한 '2011년 저출산·고령화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은 "고령화가 나에게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대답했다. 10명 가운데 8명은 "30, 40대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노후 준비를 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요소로는 건강(60.7%)과 경제적 여유(32.2%)가 꼽혔다. 그러나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응답은 절반을 가까스로 넘긴 59.8%에 불과했다. 노후 준비가 쉽지 않은 까닭으로는 자녀 양육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노후에 대한 불안감은 크지만 현실적으로 따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노후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할수록 노인이 되는 것을 재앙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연금 재정 문제없나

복지부는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 추계 보고서'를 낸다. 최근 보고서(2008년)에 따르면 국민연금 적립금은 2043년 최고점에 도달한 후 2060년 완전 고갈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보험료를 꼬박꼬박 냈는데, 나중에 못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후에는 '부과방식'으로 전환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보험료를 당장 세금처럼 거둬 수급자에게 바로 나눠주는 방식이다. 2070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한다고 가정하면 세금처럼 거두는 보험료율은 23.2%가 된다. 100만 원을 벌면 23만2000원을 연금 보험료로 거둬간다는 뜻이다.

많은 전문가가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9%의 보험료율을 14%까지 올리면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영구적으로 기금이 고갈되지 않는다.

기금 운용의 중요성도 지적된다. 현재의 투자수익률을 매년 1%포인트만 올려도 연금고갈시기를 10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는 "재정 고갈을 걱정하기보다는 다른 노후대책을 마련하는 데 정부가 신경을 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 국민연금만으로 노후생활 보장될까

매달 납부하는 액수에 따라 각자가 20, 30년 후 받는 국민연금은 달라진다. 올 1월 230만 원을 버는 30세 직장인이 처음 가입할 경우, 만 65세가 되는 35년 뒤 매달 76만1150원(현재 가치)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 기간 소득이 하나도 변동이 없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그러나 이 돈만으로는 노후생활 보장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028년 이후의 연금수령액은 현재 소득의 40%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철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내가 버는 금액의 80%까지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에 가입했더라도 따로 그만큼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민간연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는 부동산 자산을 줄여야 한다고들 하는데, 자기 집이 없으면 거주에 드는 돈이 늘어나 오히려 노년생활이 불안해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건강이 최고의 재테크'라고 입을 모은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는 "아플 때 들어갈 각종 의료비를 생각한다면, 신체적 정신적 노화를 막기 위해 젊을 때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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