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전염 가능성 크다" 정부, 190명 강제입원 조치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2011. 8. 2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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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내성 결핵환자 한명이 10~15명 감염시켜.. 최근 난치성 결핵환자 급증

우리나라에 난치성 결핵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큰 환자 190명이 보건당국에 의해 강제로 입원조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결핵환자 190명이 정부의 '입원명령'에 따라 국립결핵병원 등에 강제입원 돼 치료를 받아왔으며 이들 중 10여명은 전염성이 사라져 퇴원했다. 정부가 이처럼 결핵환자를 대거 격리시켜 치료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강제입원 된 환자 중에는 난치병인 다제내성(多劑耐性) 결핵환자가 많이 포함돼 있다.

다제내성이란 여러 종류의 결핵약을 써도 잘 듣지 않는 증세로 그만큼 감염력이 강하다.

작년 2월 결핵에 걸린 이모(50·자영업)씨는 작년 말 병원에서 다제내성 결핵 판정을 받았다. 결핵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약을 먹다 말다 반복하다가 병을 키운 것이다. 담당 의사는 "다제내성 결핵환자는 한명이 10~15명을 감염시킬 정도로 감염력이 높다"며 "주변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으려면 격리해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씨 상태를 보고받은 보건소는 지난 5월 이씨에게 입원명령서를 보냈다. 이씨는 병원비와 약값 등을 정부에서 지원받아 병원에서 3개월째 치료 중이다.

우리나라는 한 해 3만5000명의 결핵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3000여명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다. OECD 34개 국가 중 결핵 발병률·사망률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의 결핵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90명으로 미국 (4.1명)의 22배, 일본 (21명)의 4배다. 사망률도 인구 10만명당 8.3명으로 일본(1.4명)의 7배이다.

특히 다제내성 환자가 심각하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8년 병원에서 치료받은 결핵 환자 5만여명 가운데 다제내성이 4.5%인 2472명이었다. 2006년엔 1949명이었다.

다제내성 결핵은 결핵 재발자 8명 중의 1명이 걸리며, 절반가량은 다제내성결핵자가 퍼뜨리는 균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태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반 결핵은 약으로 95%가 치료되는데,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약의 부작용이 많아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고 사망률이 50%에 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들과 달리 10·20대 결핵 환자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학생들이 컴퓨터 게임 등을 하느라 좁은 공간에 오래 머물거나 지나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후진국 질병인 결핵의 확산을 막기 위해 결핵예방법을 개정, 올해 4월부터 강제 입원명령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제내성(多劑耐性) 결핵

대표적인 결핵 1차 치료제인 아이나와 리팜핀에 내성이 생겨 이런 약만으로는 치료되지 않는 결핵. 이 경우 2차 치료제를 써도 환자의 70%만 완치된다는 보고가 있고, 치료 기간도 18개월 이상으로 길다. 결핵을 예방하려면 영유아 때 BCG 예방접종을 맞아야 한다. 15세 이후에는 접종 효과가 급속히 떨어지기 때문에 면역력을 키우고 환자를 피하는 방법밖에 없다. 결핵균은 환자가 기침할 때 튀어나오는 침방울을 통해 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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