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150만마리 '농민 가슴에 묻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 2011. 1. 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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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경제학'.. 1조1000억원은 차가운 땅 속에

쓰나미처럼 축산농가를 휩쓸고 있는 구제역 발병으로 매몰처분된 소, 돼지 등 우제류 규모가 150만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축산농가는 물론이고 국내 경제 전반에도 일파만파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9일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6개 시·도, 50개 시·군으로 확산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까지 소 11만6096마리, 돼지 129만6598마리, 염소 3060마리, 사슴 1018마리 등 141만6772마리가 매몰 처분 대상에 올랐다. 10일 매몰 규모에서 하룻사이 1만2346마리가 늘어난 것이다. 11일 신고된 충북 충주 구제역이 양성으로 판명됐고, 백신 예방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구제역 발병이 지속될 경우를 전제하면 최소 150만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50만마리는 국내에서 사육중인 전체 소·돼지의 11.3%에 이르는 것이다. 소 매몰 규모는 지난해말 전국 사육규모인 335만1391마리의 3.4%에 달하며, 988만632마리가 사육되고 있던 돼지의 피해 비중은 13.06%에 달한다. 돼지 100마리 중 13마리가 땅에 묻힌 셈이다.

매몰보상금, 생계안정자금, 가축방역자금 등 재정 지출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조10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2000년(3006억원), 2002년(1434억원), 지난해 1월 포천발 구제역(288억원), 4월 강화발 구제역(1242억원) 피해규모를 합친 5970억원의 2배 가까이 된다. 예방백신 접종 대상은 211만9831마리에 달한다.

구제역 확산으로 가축이동제한과 도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육마릿수는 줄고 육류가격도 가파르게 뛸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29일 살처분 52만마리를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 가격은 한우는 1월에 2.1%, 돼지는 2.4%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허덕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피해규모가 커지면서 돼지의 경우 12월 전망치보다 큰 폭으로 수급에 영향을 미쳐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전남 지역의 닭, 오리 살처분 규모가 273만마리를 넘어서는 등 AI로 인한 피해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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