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철학'이란 무엇일까
'한국인의 철학'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치철학책 '정의란 무엇인가'는 묵직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실례를 통해 독자 스스로 정의의 의미를 찾아보게 한 신선한 서술 방식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철학이라고 하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 마련이다.
신간 '한국인의 철학'(한국갤럽 펴냄)은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국내 최초로 실시한 철학에 대한 여론조사 자료집이다.
한국갤럽은 2009년 12월15일부터 2010년 1월5일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천503명(남성 749명, 여성 754명)을 대상으로 철학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우선 한국인들은 '철학'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조사 결과 '점(占)과 관련된 용어'가 떠오른다는 응답이 2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어렵고 재미없다'(20%) '진리, 가치관 등 철학적 관념'(16%), '소크라테스 등 철학자'(15%), '인생의 본질과 관련된 단어'(12%) 등 순이었다.
'철학은 공부하기 어려운 학문이다'라는 명제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도 77%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68%가 '철학이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등 철학의 학문적 가치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면서도 그 실용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철학이 내 삶에 필요한 학문이다'라는 명제에 대해 '그렇다'란 응답은 38%, '아니다'란 의견은 47%였다. 철학 관련 책을 읽은 적이 없다는 응답자도 74%나 됐다.
이 책은 조사 결과와 함께 철학 교수 4명의 분석도 소개한다.
송영배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 이태수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 손동현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 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대담을 통해 조사 결과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제시하는 한편 한국 철학의 현재를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이태수 교수는 "우리의 철학이 조선시대 이후부터 대학이란 울타리 안에만 머물렀다는 점을 아프게 지적하는 결과이고 오늘을 사는 철학자들의 부끄러운 성적표"라고 지적했고, 황경식 교수는 "과거 우리 사회의 점술은 일반인들의 삶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카운슬러 역할도 했다"면서 점술에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331쪽. 1만5천원.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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