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투표율 저조 소식에 발길 늘어나(종합)

박용주 2011. 8. 24. 16: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투표함 못 여나' 촉각 곤두..강남·북 투표율 편차 커대치동 한때 100m 투표 행렬..신촌 대학가 한산

`투표함 못 여나' 촉각 곤두…강남ㆍ북 투표율 편차 커

대치동 한때 100m 투표 행렬…신촌 대학가 한산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서울시 무상급식 지원범위에 관한 주민투표가 24일 서울 전역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투표율이 최대 관심사로 부상한 이번 주민투표는 이날 시종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오전 일찍 노년층과 중장년 투표자가 많았고 이슈의 특성상 강남·서초 등 지역과 여타 지역 간에 투표율에서 편차가 나타났다.

오후 들어선 예상밖으로 투표율이 저조한 양상을 보이면서 투표함을 결국 열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표소를 찾는 발길이 다소 늘어났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2천206개 투표소에서는 오전 6시에 투표가 시작돼 별다른 불상사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관악구 난곡동 3선거구 투표소 등 3~4곳에서는 안내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는 했지만 투표 자체는 정상 진행됐다.

강남·서초 등 여당 우세 지역과 강북 일부 지역의 투표율이 10% 포인트 이상 벌어질 만큼 지역별 격차가 컸다.

종로구 창신1동 동사무소 관계자는 "투표 참여자들은 대개 아침 일찍 투표하러 온다"면서 "총선과 대선 등을 치를 때는 줄이 길게 늘어서 직원들이 통제하느라 애를 먹는데 오늘은 매우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금호4가 제1투표소에는 오후 들어 유권자가 시간당 30여명에 그칠 만큼 한산했다. 투표소 관계자는 "투표하느냐 마느냐에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투표하러 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면서 "퇴근시간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단국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 투표소에는 오전 6시40분께 투표 행렬이 100m 가량 늘어섰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진선여고 투표소에는 이날 오후 기준으로 1~2분 단위로 2~3명씩 찾아왔다. 대부분이 중ㆍ장년층 여성이었다.

진모(72.여)씨는 오후 3시 현재 투표율이 18.4%에 불과하다는 얘기에 화들짝 놀라며 "안 그래도 오늘 아침 우리 집에 물건 배달 온 젊은이에게 꼭 투표하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이제 사람들을 끌고라도 와야겠다"고 말했다.

폐지를 주워 생활한다는 진모(58)씨는 창신동 주민센터 앞에서 "나라 형편도 어려운 데 없는 사람에게 나랏돈을 써야지 굳이 부자에게 세금을 쓸 필요가 있느냐"며 "일단 투표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해 아침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마포구 용강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강모(63)씨는 "투표율이 안 좋으면 개표도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투표하러 나왔다"면서 "그런데 투표를 했다면 개표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이날 오전 대다수 서울 지역 투표소에서는 대체로 이슈 특성 등이 반영된 탓인지 노년층과 중장년층이 투표소에서 많이 목격됐고 젊은 층이 비교적 적었다.

특히 오전 6시 대에는 노년층이 많았고 오전 7시를 넘어서면서 출근길에 투표하려는 직장인들이 상당수 등장했고 오전·오후로 가면서 주부 비중이 높아졌다.

주민투표를 등지고 그냥 회사로 향한 직장인들이 많이 목격됐다.

40대 공무원 박모씨는 "두 자녀를 두고 있지만 단계적 무상급식과 전면무상 급식 중 어느 하나를 반드시 지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투표에 임하지 않았다"면서 "일찍 퇴근한다고 해도 굳이 투표를 하러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 `ar*****'는 "부모님께서 투표를 하고 오시면서 나에게 투표를 왜 안 하느냐 물으셨다"면서 강요된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 권리의 행사인가 생각해 봤다"며 투표 불참 이유를 밝혔다.

강서구 염창동 제7투표소 인근 마트에서 만난 40대 주부 김모씨는 "무상급식을 반대하지만 이런 형태의 투표에도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아직 투표하지 않았고 투표할 지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양천구 목원초등학교 목5동 제9투표소에서 투표한 백모(50)씨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쁜 투표란 없고 결과에 따라 시장직을 걸겠다는 것도 난센스"라고 운을 뗀 뒤 "투표용지에 나온 정책 문안이 구체적이지 못해 아쉽다. 정책투표가 아니라 정치투표로 변질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6시45분 혜화동 2투표소인 주민자치센터에서 한 표를 행사했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기존에 다짐했던 대로 투표를 하지 않았다.

speed@yna.co.kr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포토 매거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