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 평온했던 연평마을, 검은 연기와 함께 쑥대밭

2010. 11. 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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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평도를 타깃으로 해안포 수십여발을 발사한 23일 서해 최북단인 인천 연평도는 충격에 휩싸였다.

북한과의 접경지역에서 사상 초유의 공격 상황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지옥을 방불케했다.

군과 연평도 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4분께 포탄 여러 발이 연평도 민가에 떨어져 곳곳에서 불이 났다.

주민들은 면사무소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섬에 마련된 방공호와 인근 중학교 등으로 대피했고 우리 군과 경찰 당국은 인명피해를 조사 중이다.

오후 3시께 연평도 주민 김모씨(35)는 "집 안에 있었는데 갑자기 쾅 소리가 나면서 밖에 나와 봤더니 온 동네가 불바다가 됐다"며 "다른 주민들과 함께 방공호에서 대피 중인데 무서워 죽겠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씨는 "포탄이 떨어진 뒤 안개가 낀 것처럼 사방이 뿌옇고 어둡다"며 "지금도 포 소리가 간간이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평도 주민도 "마을이 초토화 됐다. 암흑천지다"며 "마을 전체가 불에 타고 있고 주민들이 모두 대피소나 다리 밑에 숨어있다"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오전 12시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오후 2시30분 연평도 선착장에 도착한 마을주민 변모씨(52)도 "동네 곳 곳에 북한 해안포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포탄이 떨어져 동네 곳곳에 불이 붙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변씨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3시 사이에 포탄이 세 번 가량 떨어졌다. 집 8채 정도에 불이 붙었고 오후 3시 40분께 인근 산으로 불이 옮겨 붙었다.

일부 어선들은 피해를 막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고, 연평도 선착장에는 배에서 내린 수백명의 주민이 마을로 들어가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마을에는 총 17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수백명이 마을에서 빠져나와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여기서 태어나 자랐는데 지금같은 상황은 처음"이라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3시 30분께 포탄 소리가 멈추고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이미 마을은 쑥대밭이 된 상태로 파악됐다.

포탄에 맞은 가구 십 여 채 이상이 불에 타고 산불은 진화가 불가능한 상태로 섬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해안포는 연평파출소 앞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심각한 피해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연평파출소 관계자는 "산과 마을 전체가 불에 타 연기로 휩싸여 있다. 사람들 모두 대피소로 대피하고 있어서 누가 불을 끄고 있는지 파악이 안 된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오후 3시15분을 기해 인천 지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비상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경찰과 군에 따르면 오후 3시 40분까지 민간인 3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해 최북단인 연평도는 대연평도와 소연평도로 이뤄져 있다. 북서쪽으로 38선과 인접하며 지명은 평평하게 뻗친 섬이라는 뜻으로 유래됐다.

지난 1999년 6월 15일 북한 어선이 계속 이곳 앞바다를 침범함에 따라 한국전쟁 이후 남한과 북한의 해군 함정이 최초의 교전을 벌인 곳이다.

1960년대 한국의 대표적인 조기 어장이었으나 현재는 꽃게잡이로 유명하다.

당시 꽃게잡이가 금지되면서 주민들은 심각하게 생계를 위협 받기도 했다.

연평도에서 북 해안포가 있는 강녕군 개머리까지 직선거리로 1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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