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맞아?'..막말·성희롱 일삼은 초교교장

2010. 7. 2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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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이런 자 교육계에 있어선 안돼"

인성 고려 않는 현 승진시스템도 문제

(의정부=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경기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될 정도로 교사들에게 성희롱, 인격모독적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교장은 연구사와 장학사를 역임하고 대통령 표창까지 받는 등 순탄한 승진코스를 밟아온 것으로 밝혀져 인성 평가를 배제한 실적·성과 위주의 현 승진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의정부교육청과 해당 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의정부시 A초등학교 교사 28명은 지난 15일 교장 B씨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기간제 교사를 제외한 이 학교 정교사는 모두 30명으로, 남자 교사는 3명에 불과하고 여교사 27명은 20∼3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출산휴가를 간 1명과 휴직 예정인 1명을 제외한 교사 전원이 진정서를 냈다.

교사들에 따르면 B교장은 학교로 부임해온 지난 3월부터 상식 이하의 발언과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여교사들에게 '처녀 맞아? 임신한 거 아니냐?', '처녀성을 잃으면 예뻐진다는데', '(사랑니가 아파 치과에 가야 하는 교사에게) 애인이 너무 심하게 빨아줘서 이빨이 아프냐?', '결혼 안 한 노처녀라서 그렇다'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

해당 교사의 면전에서 '못생겼다', '내 스타일이 아니다', '푼수 같다', '얼굴도 안 예쁜 것이 (다른 지역 출신이면서) 왜 경기도로 왔냐' 등 인격모독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학부모들 앞에서는 자제했지만 뒤에서는 녹색어머니 등 활동을 하는 학부모들을 가리켜 '이상한 봉을 들고 녹색×들이 돌아다닌다', '개념 없는 ×' 등의 욕설을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B교장은 7월 초에 열린 교사 친목행사 장소를 일방적으로 강원도 정선 카지노로 정하고 가지 않는 교사는 사유서를 쓰게 하겠다고 압박했다.

직·간접적으로 교통비와 카지노 게임비를 달라고 요구해 친목회비 20여만원을 챙겼으며, 술자리에서 거부하는 여교사에게 술 따르기를 강요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격적인 측면에서 자격 미달인 교사를 걸러내는 교육계 인사시스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B교장은 평교사에서 출발해 교육자로서는 상위급 코스에 속하는 장학사, 연구사를 거쳐 교장에 이르기까지 순탄한 길을 걸었다.

그는 A초교로 오기 직전 교장으로 있던 C학교에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에 앞장선 공로로 2008년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교사 D씨는 "B교장은 전임 학교에서도 비슷한 행동으로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정도의 인격밖에 못 갖춘 사람이 초고속 승진을 하는 것은 승진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A초교 교사들은 "이렇게 비인간적이고 비교육적인 사람이 교육계에 있다는 것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다"며 B교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처음 제보를 받았을 때 사실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며 "아무리 교장이지만 그 정도로 행동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엄 대변인은 "교육청 차원에서 적절한 처벌을 내리지 않으면 법적 처벌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gats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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