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중학생 가해자들 주고받은 문자 공개

이강일 입력 2011. 12. 29. 17:27 수정 2011. 12. 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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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계속 처넣자" "(이 정도가) 폭력이냐" "감방에 안간다"

심각성 모르고 자살이후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듯

주기적으로 통화나 문자메시지 기록 삭제하기도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지난 20일 대구의 중학생 A군(14)이 또래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유서에 이름이 오른 2명의 중학생은 자신들의 행동이 불러올 엄청난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A군이 자신들의 괴롭힘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됐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불안감에 앞으로 있을 일을 걱정하기도 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이 가해자 B군 등 2명이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복구해 29일 공개한 문자메시지 내용은 이 같은 정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A군이 자살하기 전인 이달 6일 0시12분께 가해학생 C군은 B군에게 "솔직히 숙제시키고 심부름 시킨 게 뭔(무슨) 폭력이고(폭력이냐)"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1분 뒤 B군은 "내가 막아준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물고문을 실시한 직후로 추정되는 지난 16일 오후 11시21분께는 B군이 C군에게 "니(너) 내일 물 좀 쓰라(물고문 하자)"는 문자를 보냈고, 이에 C군은 B군에게 "물은 약한데..."라는 답글을 보내며 더 심한 괴롭힘까지 생각하는 듯했다.

또 곧이어 B군은 "오늘 제대로만 하면 소리도 안 내고 군소리도 안한다 캣제(그랬지) 잘됐네 물에 계속 처넣자"라는 문자를 C군에게 보내며, 물고문 등을 하면서 계속 A군을 괴롭힐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6일에는 C군이 B군에게 "지금까지 통화기록 삭제해"라는 내용의 문자도 보내 자신들의 행동이 문제가 될 때 대비해 서로 통화한 기록을 삭제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도 이들이 주기적으로 자신들의 통화나 문자메시지 기록을 지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A군이 숨진 것을 확인한 뒤인 지난 21일에는 다소 불안한 듯 오후 11시가 넘어 "어쩌지"라는 내용의 문자를 주고받았고, "샘한테 혼나면 머라카지?(선생님한테 혼나면 뭐라그러지?)"라는 내용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그냥 인정하자", "감방에 안간다"는 내용 등을 주고 받는 등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불러온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듯 했다.

가해자 B, C군은 A군이 목숨을 끊는 당일 A군이 학교에서 보이지 않자 방과 후에 A군의 집 주변을 찾아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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