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보다 높은 등록금은 사기"
"연간 1000만원에 이르는 등록금은 '모든 국민이 평생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아야 한다'는 헌법과 교육기본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등록금 상승률은 '사기'입니다."(임정택·성균관대 사대 2학년)
9일 오후 1시30분 청와대 앞에서는 참여연대와 등록금넷 주최로 '반값 등록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회견에 참석한 권기홍 동국대 총학생회장(법학 4)은 이날 "학교 측에서 4.9% 인상을 결정한 지난 7일 이후 학생들이 총학에 '앞으로 학교를 어떻게 다니느냐'라고 문의해오지만 할 말이 없었다"며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는데 그 본분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에게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 미친 등록금의 나라 >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이 책은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하거나 최소한의 등록금만 받는 유럽의 많은 나라들처럼 우리나라도 최소한 '반값 등록금'은 실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건 이 대통령에게는 '반값'으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는 '무상'으로 이 책을 전달하기 위해 통인우체국에서 책을 특급 등기우편으로 부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대학 등록금 추정치에 따르면 한국 대학 등록금 액수는 세계 2위(미국 달러의 구매력 환산액 기준)다. 1위는 미국.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49위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액수다.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학자금 대출'이 있지만 이는 학생의 미래를 저당잡는 함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학교와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터놓고 얘기하자는 취지에서 국회가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관련법을 통과시켰으나, 각 대학에서는 이를 형식적인 기구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앞으로 등심위가 자기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마다 설치하도록 의무화된 등심위는 이번 학기 등록금 결정 과정에서 유명무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등심위는 적정 등록금을 학교 측에 권고하는 역할을 하는 심의기구다. 학교와 학생, 외부인사가 참여하지만 의결권이 없는 데다 학교 측이 외부인사를 선임해 논의하는 구조여서 등록금 결정 과정이 대학 주도로 흐를 수밖에 없다.
권기홍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에서 '등심위는 논의기구가 아니고 통보하는 곳'이라고 말했다"며 "정부의 등심위 설치 의무화는 등록금 문제에 대해 학생들과 논의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차원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9일 현재 2011년 등록금 인상안을 확정한 대학은 동국대(인상률 4.9%), 건국대(4.7%), 인하대(3.9%), 성균관대(3.0%), 서강대(2.9%), 한양대(2.9%), 숭실대(2.8%), 국민대(2.5%), 한성대(2.5%) 등이다.
고려대는 등심위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는데도 2.9% 오른 등록금 고지서를 신입생들에게 보냈다. 고려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등록금이 동결되면 환불하고, (2.9%보다) 더 인상되면 추가로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
[경향블로그]
[전진한의 삐딱선] 반 값 등록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사고뭉치의 학교] 자사고 미달사태, 꼴 좋다
[유인경의 '수다의 힘'] 천재를 죽이는 나라
[이문영 고려대 명예교수]때리지 맙시다
[대중문화블로그 POPPOP!!] 연예인과 수능
경향신문 '오늘의 핫뉴스'
▶ 통에 머리 끼인 개, 불쌍한데…빵터지네
▶ 삼성家 차녀 이서현, 공식석상 패션… 역시!
▶ 北 주민들 방안에 '비닐하우스' 만들어…
▶ 백화점서 '폭발물 의심 상자' 열어보니 현금 10억이…
▶ 조갑제 "개헌? 돌팔이 의사가 생사람 뇌수술하는 꼴"
▶ 올해 카드공제 폐지… 직장인 40% 혜택 끝!
▶ "내 눈삽을 몰래 훔쳐…" 삽 주인의 소심한 복수는?
▶ 고민정 아나 "최고은 작가의 죽음, 그가 떠올라…"
▶ [화보] 신세경, 명품몸매…'베이글녀란 이런 것'
▶ [화보] 신민아 '돋보이는 각선미'
공식 SNS 계정 [경향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세상과 경향의 소통 Khross]-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등록금 인하, 전주 비전대 '화제'
- 네이버, 소프트뱅크에 ‘라인’ 경영권 뺏길판…일본 정부서 지분 매각 압박
- “육군은 철수...우린(해병) 한다” “사단장님이 ‘하라’ 하셨다”···채 상병 사건 녹취록 공
- [스경X초점] “씨X·개저씨” 민희진 기자회견, 뉴진스에 도움 됐을까
- 나경원, ‘윤 대통령 반대’ 헝가리식 저출생 해법 1호 법안으로···“정부 대책이 더 과격”
- 공수처, ‘이정섭 검사 비위 폭로’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 조사
- “매월 10만원 저금하면 두 배로”…다음주부터 ‘청년통장’ 신청 모집
- 아동 간 성범죄는 ‘교육’ 부재 탓···사설 성교육업체에 몰리는 부모들
- [초선 당선인 인터뷰] 천하람 “한동훈은 긁어 본 복권…정치 리더로서 매력 없어져”
- 니카라과, “재정 악화” 이유로 한국 대사관 철수 통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