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 졸업, 경찰이 확인해줘도 못 믿겠다"

입력 2010. 10. 9. 02:35 수정 2010. 10. 9.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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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의 시대가 낳은 끝없는 의혹의 눈길악의적 네티즌들 "가짜 해외 학위 수두룩" 냉소전문가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믿지 않으려는 것"

불신을 조장하는 네티즌의 악취미인가, 진실추구에 대한 빗나간 열정인가.

경찰이 8일 가수 타블로(30ㆍ본명 이선웅)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허위학력을 제기해온 인터넷 카페'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회원 등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들은 경찰의 타블로 학위검증 결과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는 '눈 가리고 아웅'이다" "경찰이 타블로 측 변호사에게 설득 당했을 것"이라며 냉소와 비난을 퍼붓는 실정이다.

올 5월 만들어져 18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회원으로 가입한 이 카페 운영자 '왓비컴즈(whatbecomes)'는 4년여간 타블로의 학력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왓비컴즈'등 카페 핵심멤버들은 타블로가 실제 스탠퍼드대에 다니지 않았다는 그럴 듯한 증거를 내놓으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탠퍼드대 논문 목록에 타블로의 석사학위 논문이 없고 미국의 학력인증기관(NSC)을 통해 확인한 재학 기간이 타블로 측 설명과 다르다는 점이 이들이 내세운 학력위조의혹의 주요 근거였다.

이에 타블로는 "자신이 다닌 석사 과정은 논문을 쓰지 않고 졸업하도록 돼 있다"고 해명했고 재학 기간이 다른 것은 학력인증기관의 전산 오류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타진요는 타블로가 실제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인물을 사칭하고 있다는 의혹을 새로 제기하며 논란을 부추겼다. 반면 지난 1일 타블로의 학력이 사실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MBC스페셜에 대해 "교묘하게 편집한 짜집기 방송"이라며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네티즌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의 타블로 학ㆍ석사 졸업 결론마저도 "외국과 공조수사도 필요한 사건의 결론을 서초경찰서에서 확정 짓느냐" "미국 가짜 학위 구입자 명단에 한국인이 수두룩하다"는 등 불신하는 자세가 여전하다. 심지어 '왓비컴즈'는 이날 "'상식이진리인세상(또다른 타블로 의혹제기카페)'이 FBI에 수사의뢰를 한다면 음으로 양으로 협조하겠다"며 허위학력이라고 믿는 자신의 의지를 거듭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응을 두고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믿지 않으려는 태도"라고 분석했다. 연세대 황상민 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논란의 핵심은 진실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것만 믿겠다며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과도한 욕구도 이번 논란에 영향을 끼쳤다는 진단도 있다. 건국대병원 하지현 신경정신과 교수는 " '타진요'의 핵심 멤버들은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다른 사람에게 존경이나 인정을 받아 본 경험이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지난 몇 달 동안 마치 세상의 중심에 선 듯한 착각 속에 성취감과 쾌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학벌위주의 사회풍토에서 그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스탠퍼드대의 각종 인터넷 자료를 뒤져 타블로의 학력을 인정했던 한 블로거(스누피박스)는 "이미 작정하고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명문대 학벌과 캐나다 국적의 군미필자인 타블로라는 존재는 분노, 증오, 타도의 대상"이라며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기 좋아하는 네티즌들의 태도는 고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화사회연구소 관계자는 "한국 사회에서 성공했다는 젊은 층 대다수가 부모 등 집안 배경 덕을 보고 있는 데 대한 반감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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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기기자 hangil@hk.co.kr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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