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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임 청 기자 = 6일 밤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흰돌' 강희남 목사(89)는 1990년대 통일운동을 이끈 재야의 원로다.

강 목사는 1990년 11월 고(故) 문익환 목사와 함께 조국통일 범민족연합(범민련)을 결성하고 남측본부 의장을 맡아 통일운동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1994년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 범민련 남측본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 조문을 기도해 구속되기도 했다.

70년대에는 유신투쟁을 하다 체포됐으며, 86년에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등 세 차례나 옥고를 치렀다.

2003년에는 이라크 파병 저지를 위한 목포~서울 천리 도보 행진(10월)과 청와대 앞 단식(11월)을 벌였으며, 2004년부터는 한 달에 두 차례 용산 미군부대 앞에서 반미 집회를 주도하며 "세계 평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되레 전쟁을 부추기는 미국의 군부대가 이 땅에서 나가야 한반도가 통일도 되고 평화도 정착된다"고 주장해왔다.

남북관계의 경색을 우려하며 이달 초 자택에서 단식투쟁을 했던 그는 지난 5일 성공회대에서 열린 시국 기자회견 참석을 끝으로 생을 마감했다.

김제 출생인 강 목사는 1950년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한때 교직에 몸담았으며 1980년부터 4년간 한국기독교농민회 이사장을 지내는 등 농민운동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2003년 이후 '중국 동북 3성을 가다', '새번역 환단고기', '우리민족 장려된 상고사' 등 한민족 역사를 정리한 책을 내기도 했다.

전북진보연대 방용승(47) 공동대표는 "고인은 이 정부 들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남북관계가 파탄 난 데 대해 통탄해 했다"면서 "지난달 1일부터 일주일간 자택에서 단식을 해 지인들이 만류했었다"고 전했다.

슬하에 2남 4녀를 두었으며, 전북도의원을 지낸 차남 익현 씨는 현재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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