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빚 갚는' 서울시 산하 공기업들

임아영 기자 2010. 8. 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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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부채 16조.. 하루 이자만 15억서울메트로 등 총 부채 20조

"빚 내서 빚 갚는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농수산물공사·시설관리공단·SH공사의 총 부채는 2008년 15조2021억원에서 2009년 20조3902억원으로 1년 만에 5조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빚이 가장 많은 SH공사의 부채는 2009년말 기준으로 16조3455억원이다. 이로 인해 SH공사는 2006년부터 2010년 6월말 현재까지 4년동안 이자만 1조6616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연간 평균 3692억원, 하루로 따지면 10억원 이상을 이자로 쓴 셈이다. 특히 올해는 6월까지 이자로만 2763억원을 지출해 매일 15억3000만원을 이자로 내고 있다.

김명수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SH공사는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은행에서 일시차입금을 빌리고 어음까지 발행해서 빚을 돌려막고 있다"며 "올 상반기 6개월 동안에만 1조4900억원의 어음을 발행했는데 이는 작년 한해동안 발행한 금액보다 6800억원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의 차입한도액은 금융차입금 2조4533억원과 국민주택기금 4168억원 등 2조8701억원이지만 지난해 61% 늘어 4조6204억원이 됐다. SH공사가 빚을 갚기 위해 빌려오는 차환 규모도 마곡도시개발지구사업 8700억원, 동남권유통단지조성사업 1조2억원 등 빚을 갚기 위해 빚낸 돈만 3조4195억원이라는 얘기다.

SH공사가 작성한 2010년도 예산서에 따르면 '가든파이브' 매각과 분양을 통해 2조5127억원, 강일지구 등 14개 택지를 매각해서 2조8583억원, 은평3지구 등 주택을 팔아서 4조1549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짜여있다. SH공사는 이를 통해 4조4862억원의 부채를 갚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가든파이브만 해도 매각과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SH공사의 빚과 이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와 SH공사의 방만한 개발 사업으로 빚 내서 빚을 갚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처해 있다. 불·편법적인 재정 운용으로 이미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서울시는 사태는 숨기고 변명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세훈 시장은 파탄 지경에 이른 서울시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SH공사 김주영 자금관리팀장은 "사업이 순차적으로 완공 되면 상환이 가능하다"며 "작년 11월 13조7000억원으로 부채가 정점을 찍었으며 올해 말이면 연초보다 7000억원가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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