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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징용피해자 `미불임금' 국내서도 패소

"위로금 결정방식 입법으로 풀어야"

연합뉴스 | 입력 2009.11.04 06:34 | 수정 2009.11.04 07:21 | 누가 봤을까? 20대 남성, 강원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한ㆍ일 양국 정부에서 외면당한 채 지난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일제 징용 피해자들이 국내 법원에서 다시 한번 좌절을 맛봤다.

서울행정법원은 행정1부(이내주 수석부장판사)는 4일 이윤재씨가 부친의 미불임금 1엔을 2천원으로 계산한 위로금 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을 "정부가 지급하는 돈이 지원금인지 보상금인지를 심의할 근거가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미불임금 계산법을 규정한 법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제청 신청도 각하했다.
법원 관계자는 "관련법에 1엔당 2천원을 주도록 한 조항이 있는 만큼 지원금 지급 주체인 태평양전쟁강제동원희생자 지원위원회가 이를 다시 따질 권한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라며 "원고들의 안타까운 사정은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차원의 문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제 징용피해자들의 미불임금 소송을 일본이 아닌 국내 법원에서 제기한 사람은 이씨가 처음이다.

일본 기업들이 징용된 조선인을 부리고 지급하지 않은 돈이라는 뜻의 미불임금 문제의 기원은 일제 시절로까지 거슬러간다.

2차대전 종전 직후 미불임금 문제가 사회 문제까지 번지자 일본 정부는 기업들에 미불임금을 공탁소에 맡길 것을 지시했다.

현재 일본에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미불임금 3억600만엔이 공탁돼 있는데 이는 공탁 당시인 1945년 직후의 액면가여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우리 돈 3조∼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불임금 문제 해결의 첫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때.정부는 미불임금을 포기하는 등 한ㆍ일 양국의 과거를 청산하는 대가로 5억 달러를 들여와 포항제철(현 포스코) 설립 등 경제 재건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썼고 징용 피해자들은 한푼도 대가를 받지 못했다.

한ㆍ일 양국이 모두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피해자들은 현해탄을 건너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공탁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번번이 패소했다.

이후 2005년 한일회담 문서 공개를 계기로 과거사 청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자 정부는 특별법을 만들어 미불임금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일본에 있는 공탁금 1엔당 2천원을 기준으로 위로금을 지급해오고 있지만 소송을 낸 이씨를 비롯해 피해자 상당수는 1945년 이후 물가 상승분을 반영했을 때 받아들일 수 없는 적은 금액이라는 주장이다.

또 정부가 주는 돈이 일본으로부터 미불임금을 포기한 대가로 주는 정당한 `보상금'인지 `지원금'인지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이씨 대리인 최봉태 변호사는 "법을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해석한 판결로 항소하겠다"며 "또한 문제의 조항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해 헌법재판소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setuz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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