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모르는 선생님 평가하라고?"..교원평가 불만 속출

차성민 2010. 8. 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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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차성민 기자 = "(교과담당)선생님은 교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계십니까?"

"선생님은 효과적인 언어 사용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도와주십니까?"

"교장선생님은 학부모 또는 지역사회와 원만한 유대관계를 맺어 학교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인천 부평구에 사는 학부모 김영신(37)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로부터 담임교사를 포함해 영양교사, 보건교사, 교감, 교장까지 교원능력평가에 응답하라는 설문지를 받은 탓이다.

김씨는 "담임교사야 자녀에게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해서든 평가한다고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교과담당과 보건교사, 교감·교장까지 이르러서는 도대체 이 평가를 왜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학생을 통해 직접 담임교사에게 제출하는 방식 둘 다 익명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며 "혹시 안 좋게 평가했다가 아이가 불이익을 당하는 건 아닌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 전면 시행된 교원평가의 학부모 만족도 조사와 관련한 불만족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도대체 왜 이런 설문을 실시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별로 실시되고 있는 교원평가는 학생을 통해 직접 만족도 조사지를 부모에게 전달하고 OMR카드에 작성하게 하거나,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해 '교원능력개발평가 온라인 만족도 조사' 베너를 클릭해 자녀의 학년·반·번호·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질문에 체크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설문 내용에는 담임교사뿐 아니라 교과담당교사·영양교사·보건교사·교감·교장까지 평가해야 한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평가 대상이 17명에 이르기도 한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강경진(42·부개동)씨는 "학부모단체 활동을 해 학교에 자주 가는데도 교과담당과 교감·교장의 평가 항목에 체크할 때는 정말 난감했다"며 "학부모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도 문항을 체크하기가 어려운데, 한 학기에 한 번 진행하는 공개수업에서만 겨우 담임교사를 보는 학부모들은 도대체 어떻게 평가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영신(37)씨는 "아이가 집으로 평가지를 가져왔는데 도저히 평가할 수가 없어 아예 제출하지 않았다"며 "그런 방식으로 교원을 어떻게 평가하겠다는 건지, 또 그렇게 해서 취합한 걸 평가 결과라 할 수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첫 시행이다보니 그런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방법과 절차는 차차 개선되지 않겠나"고 밝혔다.csm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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