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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찌아족 ‘한국어 달인’에 배운다‘

우리말 겨루기’ 우승 정덕영씨 27대1 경쟁 뚫고 파견 교사 뽑혀

경향신문 | 정환보기자 | 입력 2009.11.04 03:11 | 수정 2009.11.04 06:21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부산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에게 내년 1월 한국인 교사가 파견된다. 주인공은 경기 안성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정덕영씨(49). 26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훈민정음학회의 파견 교사로 선발된 정씨는 3일 "내 영혼이 원하는 일생의 꿈을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2006년 KBS의 < 우리말 겨루기 > 에서 우승한 '한국어 달인'이다. 현재는 다문화가족 센터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정씨는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동시에 그들의 문화를 배우는 보람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안도현 시인의 < 너에게 묻는다 > 에서 말하는 '뜨거운 사람'이 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원래 그는 한국어나 교사와는 무관한 길을 걸어왔다. 대학에서 무역학(80학번)을 전공했고 86년부터 제약회사에서 20년간 영업 업무를 해 왔다. 하지만 그럴수록 중학생 때부터 가슴 속에 품어왔던 '국어 선생님'이 되고픈 마음은 더욱 간절해졌다. 그는 과거에 서울 신림중 2회 동창생인 고 기형도 시인과 문필을 겨루곤 했었다고 전했다. '문학청년'이었던 그는 지금도 화장실이든 침대든 손닿는 곳에 늘 책을 두고 살고 신문도 3개를 구독 중이다.

'국어교사'의 꿈은 2006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본격적으로 영글기 시작했다. 우리말 겨루기 방송에서 우승하며 자신감을 얻은 정씨는 이듬해인 2007년 서강대에서 한국어교원양성 과정(120시간)을 이수하고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원 자격증' 3급을 땄다.

경기도 화성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방문·집합 교육 교사로 일하던 정씨는 지난달 13일 '찌아찌아족에 파견될 한국어 자원봉사 교사를 모집한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고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정씨는 곧바로 지원서를 냈다. 훈민정음학회의 면접이 치러진 지난달 31일 그는 한국어 교사를 향해 달려온 열정을 인정받아 최종 파견자로 선발됐다. 정씨에게는 학회에서 체류비가 지급된다.

정씨는 "최소 1년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는 부인과 자녀에겐 미안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족들이 누구보다 기뻐하고 국어교사 꿈이 이뤄진 것을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훈민정음학회 관계자는 "굉장한 노력파인 정씨가 현지인들과 잘 어울릴 것으로 봤다"며 "자긍심을 갖고 한국어 나눔의 길을 다져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정환보기자 botox@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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