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일본인 호사카 교수 "日 극우파, 독도 문제 쉽게 봐.. 억지 주장 조목조목 반박해야"

2011. 10. 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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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귀화한 일본인 호사카 유지(55) 세종대 교수는 독도 연구가다. 독도의 날(25일)을 앞둔 23일 서울 군자동 세종대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한국의 독도 대응방식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의 극우세력은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나 러시아와 분쟁을 겪고 있는 북방 쿠릴열도 4개섬보다 독도 문제를 더 쉽게 보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보다 국력이 약한 한국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도 문제가 터지면 한국 정부나 정치권은 일본의 주장에 논리적으로 반박하기보다 격앙된 국민을 진정시키는 데 급급해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논리를 개발했다"고 비판했다.

호사카 교수는 한국의 독도 특위 소속 국회의원 3명이 지난 5월 24일 쿠릴열도 4개섬 중 하나인 쿠나시르섬을 방문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의원들이 그곳에 갔어도 러시아가 독도 문제에서 한국 편을 들기 힘들다"면서 "국민들은 의원들의 방문에 청량감을 맛봤겠지만 실익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행동이 지난 8월 일본 의원단의 울릉도 방문계획을 촉발시키는 등 분쟁지역화를 노리는 일본 극우파에게 빌미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호사카 교수는 독도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을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의 많은 노력에도 세계지도의 80%가 독도가 아닌 '다케시마'로 발행되고 있다"면서 "세계를 무대로 한·일 양국의 논리 대결에서 한국이 2대 8로 밀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2008년 미국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으로 결정해 충격을 준 사건도 논리 대결에서 밀린 대가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 정부의 조용한 외교 방침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는 듯했다. 호사카 교수는 "독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으므로 조용한 외교가 꼭 틀린 방향은 아니지만 일본의 주장을 충분히 반박할 필요가 있는데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관료들이 일본 관료들과 논쟁을 꺼려 조용한 외교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일본 식민지 연구를 위해 한국에 왔다가 정착해 2003년 귀화한 호사카 교수는 지난달 23일 가수 김장훈씨와 함께 연 '트루스 오브 독도(Truth of Dokdo)' 사이트로 유명하다. 이 사이트는 1개월 만에 50만명이 방문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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