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개 분야 韓·中 용어 사전 만든 조선족
"우리 때도 그랬지만, 요즘 조선족 아이들은 한국어를 너무 모릅니다. 안타깝죠. 한국어를 좀 더 정확히 배우도록 돕는 게 소망입니다."
중국 선양(瀋陽)에서 한국어·중국어 통·번역과 무역업을 하는 조선족 김성진(42)씨는 "대부분의 조선족이 중국어는 정확하게 하면서도 한국어는 서투르다. 참 서운한 일"이라고 했다.
통·번역 20년째인 김씨는 2005년 이후 전문용어를 무려 80종 사전식으로 정리했다. 그는 "통·번역을 하다보니 기존의 한·중이나 중·한 사전만으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수두룩했다"고 했다. 그래서 영·한, 중·한 사전을 비교해가며 직접 '사전'을 만들기 시작했다. 식물, 동물, 건축, 경제, 금융, 환경, 화학물, 과학, 관세, 전자 등 영역이 다양하다. 중국 출판사나 한국의 대형 포털 사이트도 김씨가 이렇게 모은 전문용어 사전을 탐낼 정도라고 한다. 그는 또 기존 서체로는 사전용 특수문자가 제대로 표기되지 않자 재작년부터 직접 컴퓨터용 한글체도 240개나 개발했다.
"이제는 나름대로 '한글 전문가'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어릴 적에 지린(吉林)의 한족(漢族) 밀집 지역에 살았던 탓에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어요. 중·고교 시절에 '조선어' 과목을 하루 한 번 수업받는 게 고작이었거든요."
그는 그래서 중국 대학에 입학한 뒤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혔다. 한국 방송국에 요청해 국제우편으로 받은 국어사전과 외국인용 한국어 교과서, 그리고 한국어 라디오 방송이 교재였다. 김씨는 "모국어인 한국어를 혼자 배우고 연구하니 사실 뿌듯하다"며 "나이가 들다보니 점점 뿌리에 애착이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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