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개 분야 韓·中 용어 사전 만든 조선족

곽래건 기자 2011. 10. 13. 03: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보다 중국어 잘하는 조선족 아이들 안타까워" 한글 글꼴도 240가지 개발

"우리 때도 그랬지만, 요즘 조선족 아이들은 한국어를 너무 모릅니다. 안타깝죠. 한국어를 좀 더 정확히 배우도록 돕는 게 소망입니다."

중국 선양(瀋陽)에서 한국어·중국어 통·번역과 무역업을 하는 조선족 김성진(42)씨는 "대부분의 조선족이 중국어는 정확하게 하면서도 한국어는 서투르다. 참 서운한 일"이라고 했다.

통·번역 20년째인 김씨는 2005년 이후 전문용어를 무려 80종 사전식으로 정리했다. 그는 "통·번역을 하다보니 기존의 한·중이나 중·한 사전만으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수두룩했다"고 했다. 그래서 영·한, 중·한 사전을 비교해가며 직접 '사전'을 만들기 시작했다. 식물, 동물, 건축, 경제, 금융, 환경, 화학물, 과학, 관세, 전자 등 영역이 다양하다. 중국 출판사나 한국의 대형 포털 사이트도 김씨가 이렇게 모은 전문용어 사전을 탐낼 정도라고 한다. 그는 또 기존 서체로는 사전용 특수문자가 제대로 표기되지 않자 재작년부터 직접 컴퓨터용 한글체도 240개나 개발했다.

"이제는 나름대로 '한글 전문가'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어릴 적에 지린(吉林)의 한족(漢族) 밀집 지역에 살았던 탓에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어요. 중·고교 시절에 '조선어' 과목을 하루 한 번 수업받는 게 고작이었거든요."

그는 그래서 중국 대학에 입학한 뒤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혔다. 한국 방송국에 요청해 국제우편으로 받은 국어사전과 외국인용 한국어 교과서, 그리고 한국어 라디오 방송이 교재였다. 김씨는 "모국어인 한국어를 혼자 배우고 연구하니 사실 뿌듯하다"며 "나이가 들다보니 점점 뿌리에 애착이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 러시아 지방정부 "전설의 설인 '예티', 실제로 있다"
  • '갤럭시S 2'를 2000원에… 삼성, 파격 마케팅
  • 중국 호화 유람선, 진수식서 '어이없게' 침몰
  • '반값 등록금' 외치던 학생회, 가수에 쓴 돈이…
  • 고문·처형 알면서 또 북한에 보내려는 중국
  • "美, 왜 경제위기에서 못 빠져나오나"라는 질문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