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소르망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는 통일한국"

2010. 6. 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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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중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돼 있어 이미 중국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어떤 방향으로 이용할 것인지에 따라 극동아시아의 정세가 결정될 것입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학 교수가 천안함 사건 이후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해 3일 이렇게 밝혔다.

저서 '원더풀 월드' 번역 출간에 즈음해 방한한 소르망 교수는 이날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제의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발표되기 전에는 이번 사건이 한국 경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어느 정도까지 북한의 결정에 개입할지가 오히려 미스터리"라며 "결국은 북한 주민들이 희생자가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인질로 잡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소르망 교수는 또 중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잠재적 경쟁상대는 '통일 한국'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30년, 50년 뒤 미국과 함께 세계의 두 축이 되려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아시아의 경쟁국을 하나씩 제거하려 하고 있다"라며 "중국은 통일된 한국을 가장 큰 잠재적 경쟁자로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붙잡고 통일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천안함 사건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갈등으로 몰아가기보다는 우방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발전적이고 신중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6·2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서는 "집권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패하는 것은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지방선거는 지방선거일 뿐 국가적 범위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소르망 교수는 이번에 출간한 '원더풀 월드'에 대해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올려 독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글 내용을 수정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집필했다고 소개했다.

'원더풀 월드'는 소르망 교수가 2006∼2009년 블로그에 올린 400개의 칼럼 중에서 시의적절한 것을 모아 엮은 것으로 세계화 현상과 전망 등을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가수가 중국에 가서 콘서트를 하면 한국인이 아니라 세계 시민"이라면서 "우리가 이미 공통된 문화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세계는 지정학적 한계가 더는 의미 없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소르망 교수는 대표적인 지한파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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