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하려면 선진국 추천 활용해야"

2010. 5. 1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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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일본과 같은 선진국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은 노벨상을 받은 후보자 추천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과학 기술 분야가 뒤처져서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강한 공학 분야는 노벨상 추천 자체를 꺼릴 뿐더러 프로세서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김기형 전 초대 과학기술처(부) 장관(85)이 노벨상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 19일은 발명의 날이다. 올해로 45회를 맞는다. 과학과 기술, 발명은 따로 분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발명의 날을 제정하고 기술 선진화에 나선지 벌써 반세기 가까이 흘렀지만 안타깝게도 단 한 명의 노벨상 수상자(평화상 제외)도 배출하지 못했다. 과학 기술 10대 강국이라는 자존심에 오점을 남긴 것이다.

 과기부를 설립한 주역으로서 김 장관은 아쉬울 따름이다. 노벨상 수상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배경이다.

 "과학만 놓고 볼 때 일본은 이미 우리보다 100년, 서구는 200년 이상 앞서 있습니다. 그만큼 기초 기술 분야가 뛰어납니다. 노벨상은 주로 '학리' 즉 학문의 원리를 발견한 사람을 우대합니다. 기술 분야에서도 단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오른 우리는 기초보다는 응용이 강합니다. 기술 선진국을 활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김 장관은 이미 여든을 넘겼지만 최근 일본 출장이 잦아졌다. 한 달에도 두세 번은 일본을 꼭 찾는다. 전자·정보인클럽 상임 고문과 한국도자문화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일본을 찾는 데는 순전히 기술 교류 때문이다. 김 장관은 남모르게 국내 연구기관과 일본 공과대학의 공동 연구를 주선하고 있다.

 "동경과학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 보다 기초 학문이 강할 뿐더러 엔지니어와 과학자 수도 배가 넘습니다. 노벨상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입니다."

 김 장관이 친분을 가진 동경과학대 후지쓰마 아키 총장은 태양 광에서 수소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다. 동경과학대는 일본 과학 기술계의 '싱크 탱크'로 불리고 있다.

 노벨상은 특히 공학 분야에 인색하다. 지금까지 공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단 한 사람 뿐이었다. 원자탄을 만든 노벨이 노벨상을 만들면서 '원자탄 발명과 같은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으니 공학은 배제하라'는 유언 때문이었다.

 김 장관은 "(한국이) 노벨상을 받지 못한 데는 이런 주변 여건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라며 "삼성·LG와 같은 기업이 보여 주듯이 이미 우리 기술은 글로벌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총론이 아닌 각론에 신경쓴다면 조만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 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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