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세계가 이 여자를 주목하는 이유

피용익 2010. 4. 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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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뉴욕서 특파원 간담회

- WSJ, CBS 등 MCM 성공 스토리 집중조명

- "중국에 먹히지 않으려면 먼저 공략해야"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최근 미국 언론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아시아 여성 기업인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다. 쓰러져 가던 독일 MCM을 인수한지 5년만에 성공적인 명품 브랜드로 부활시킨 점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BS가 김 회장의 성공 스토리를 잇따라 알렸다.

그러나 김 회장의 도전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그동안 패션의 변방에 있었던 한국이 전세계 명품 시장을 주도하게끔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리고 이러한 꿈은 세계 최대의 패션 시장인 뉴욕에서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김성주 회장은 7일(현지시간) 맨해튼 플라자호텔에서 뉴욕 특파원들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MCM의 미국 재진출 이후의 성과와 계획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MCM의 미국 내 매출은 지난 1년(2009년 4월~2010년 3월) 동안 500만달러를 기록했다"며 "이는 MCM 브랜드가 미국에 다시 진출한 후 2배가 넘는 성장률"이라고 소개했다.

▲ 김성주 회장이 맨해튼 플라자호텔 MCM 매장에서 핸드백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피용익특파원)

MCM은 김 회장이 2005년 3월 인수한 독일 명품 브랜드다. 1992년부터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한국 시장에 선보여오다 아예 인수한 지 5년이 흘렀다.

MCM은 지난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 주요 14개 도시에 부티크를 갖고 있던 명품 브랜드였다. 그러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철수했던 것을 김 회장이 인수한 후 다시 진출시켰다. 2007년 블루밍데일즈 백화점에 입점했고, 2008년에는 뉴욕의 랜드마크인 플라자호텔에 매장을 열었다. 그리고 2009년에는 명품 백화점 삭스피프스에까지 진출했다.

김 회장은 "삭스피프스 입점 6개월만에 매장 수가 15개에서 25개로 늘어났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미국 내 MCM 매출의 60%를 삭스피프스 매장에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이룬 성공은 한국에서의 브랜드 이미지도 바꿔 놓았다. MCM은 한국에 라이센스로 처음 소개된 탓에 최근까지 명품 대접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1층 명품존에 당당히 입성하며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

김 회장은 "롯데 본점에 이어 올해 한국 내 백화점 11개에서 1층 명품존으로 이동하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MCM이 독일 명품 브랜드의 전통과 가치를 내세우면서도 한국인인 김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괴리는 자칫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WSJ은 MCM 브랜드보다도 김 회장을 집중 조명했고, CBS 인터뷰에서도 사회자는 김 회장에게 "MCM은 독일 회사인가 한국 회사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전혀 우려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브랜드를 누가 소유하고 있느냐보다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의 명품 핸드백 브랜드 멀버리는 싱가포르의 클럽21이, 프랑스의 패션 브랜드 랑방은 대만 왕패밀리가 인수했다. 아시아인이 유럽 명품 브랜드를 소유하는 것이 성장에 한계가 되지는 않는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4~5년 전만 해도 동양인이 유럽 명품 브랜드의 소유주가 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올해 초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 다녀왔는데, 아시아의 위상이 엄청나게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중국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중국 지리 자동차가 세계적 자동차 브랜드 볼보를 인수하고, 중국 펀드가 이탈리아의 비즈니스를 무차별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지금 추세대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면 전세계를 정복하는 것도 시간 문제"며 "중국에 먹히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그만큼 경계해야 할 대상인 동시에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고속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명품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최근 상하이에 대형 MCM 매장을 열었다. 아르마니 블랙레이블 매장 바로 옆이다.

그는 "중국은 처녀 시장(virgin market)이기 때문에 처음에 어떻게 자리를 잡느냐가 중요하다"며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에르메스(Hermes)보다 좋은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싸구려 브랜드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의 스티커를 신용카드에 붙이고 다닌다. 패셔니스타인 김 선수가 MCM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게 반가워서만은 아니다. 패션 업계의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희망이 담겨 있다.

대성그룹 고(故) 김수근 회장의 막내딸이기도 한 그는 "진정한 글로벌 명품 시장을 아시아가 주도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만약 한국이 리드하지 못한다면 중국이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 김성주 회장 약력

▲1956년 경북 대구 출생 ▲1975년 이화여고 졸업 ▲1981년 연세대 신학과 졸업 ▲영국 런던정경대학원 수료(국제정치학),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수료(기독교윤리/경제학), 앰허스트 명예박사(인문학) ▲1985년 미국 블루빙데일 회장 직속 기획팀 근무 ▲1989년 대성산업 입사 ▲1990년 성주인터내셔널 설립 ▲2003년 CNN 선정 아시아 최고 리더 8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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