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 있는 곳은 어디나 학교"

글 김후남·사진 서성일기자 2009. 11. 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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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스쿨러' 출간 보라양 조촐한 기념파티

"로드스쿨러(Road-schooler)는 길을 학교삼아 세상 속에서 삶을 배우는 학습자라는 뜻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성산동 성미산학교. 학교를 그만둔 뒤 사회에서 삶을 익히는 로드스쿨러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 로드스쿨러 > 를 펴낸 기념으로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로드스쿨러'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든 보라(19·사진)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보라는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친 뒤 학교를 그만뒀다. '하자센터'에서 진행되는 글쓰기 수업을 들으며 즐거웠지만, 자신이 자퇴생, 홈스쿨러(Home-schooler)로 불리는 게 싫었다. '부적응 청소년' '문제아'라는 보이지 않는 질책이 들어 있는 듯한 느낌 때문이었다. "하자센터에 새로 온 친구들이 자기소개를 할 때, 학교 다니는 친구들은 학교 이름과 학년을 얘기하는데 나는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이 무렵, 한 친구가 "너는 길(road)에서 공부하니까 '로드스쿨러'라고 부르면 어때?"라고 제안했다. 보라는 자신처럼 학교를 뛰쳐나와 세상 속에서 배우는 사람들을 '로드스쿨러'로 명명하기로 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 친구들과 함께 로드스쿨러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자신의 교육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2008 대한민국청소년미디어대전과 2008 한국청소년영상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책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보라는 '고정희 청소년문학상'을 매개로 만난 친구(고글리)들과 함께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로 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1주일에 한 차례씩 만나 토론하고 글을 쓰면서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배움이 있는 곳은 어디나 학교"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로드스쿨링은 제도교육을 벗어난 청소년들만을 위한 학습법이 아니라 평생을 배워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공부법이지요."

보라는 고등학교를 떠난 뒤 여행에서 만난 세상과 사람들을 통해 세상을 익혔다. 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과에 입학한 이 당찬 소녀는 기성세대가 그어놓은 경계선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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