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니, '귀' 자만 떠도 악플이 보여요

2008. 12. 1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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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인터넷 소설 작가 귀여니(이윤세·23)는 악성 댓글을 그림자처럼 달고 다닌다. 이모티콘과 맞춤법, 성형수술, 대학 입학까지도 논란으로 불거졌다. 최근에는 표절 시비까지 일며 숙명 같은 악플의 존재를 확인하는 중이다.

내성이 생겼을 정도다. 귀여니는 "이제는 정말 적응이 돼서 그냥 '귀' 자란 기사가 뜨기만 해도 여기 재미있는 악플 달렸겠구나, 반사적으로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악플의 두려움을 떨쳐낼 순 없었다. TV방송에 나오는 건 최대한 피하고, 대중 앞에 나서는 걸 최대한 피하며 악플을 이겨내는 중이다. "내성이 생겼대도 속상하죠. 기분 우울할 때 인터넷에 악플이 달려 있으면 우울함에 무게가 더해져요. 아 왜 나는 욕을 먹나, 하필 날까…이런 생각 많이 들어요."

차라리 성형에 대해 욕하는 건 이해한다. 성형 의혹을 부인하지 않는 귀여니는 "외모가 별로면 이게 뭐냐고 뭐라고 하고, 성형하고 나타나면 어디 고쳤을까 욕하죠"라며 억울한 구석이 있다. 그러면서도 "제가 네티즌이라도 그럴 것 같아요. 제가 만일 어린 또래고 한창 그런 문화에 휩쓸려 있었다면 나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라고 악플러들을 이해한다.

4년 전 고등학생 귀여니는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특기생으로 수시 입학, 네티즌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악플의 독에 시간의 약을 더해 귀여니는 이제 그런 논란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지만, 문학계에서 귀여니는 여전히 '미운 털'이다.

여보란듯 본격 문학에 도전할 생각은 없을까. "지금 당장은 손을 댔을 때 그다지 좋은 효과가 나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그런 길을 택하고 싶지 않아요."

"문학계에서 많이 욕을 먹는다고 해서 틀 다 짜맞춰서 그걸로 인정받고 싶은 생각 없고,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훨씬 피나게 노력해서 짠 하고 보여주고 싶어요"라는 희망이다.

또 "저는 솔직히 다른 작가분들처럼 문장이나 어휘력이 다져진 것도 아니고, 심오한 철학이 담긴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라고 인정한다. "10대나 20대의 사랑과 이별에 있어서는 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로 능력을 보이고 싶어요."

만화, 영화로 꾸준히 재생산되고 있는 귀여니 원작 콘텐츠들이 10,20대의 '공감대'를 증명한다. 최근에는 귀여니의 초기작 '내 남자친구에게'가 만화로 출간, 또 한 번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귀여니 특유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영화로도 진작 계약이 이뤄진 상태다.

귀여니 원작 첫 만화를 손에 든 귀여니는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장면들을 라면 끓이 듯 써내려간 귀여니의 생각들을 곰국 끓이 듯 2년 동안 공들여 그려낸 책이다. 만화 '내 남자친구에게'를 보고 귀여니는 마치 독자처럼 울었다고 한다.

그동안의 작품을 통틀어 '내 남자친구에게'의 남자주인공 '은형'을 가장 애착 가는 캐릭터로 꼽았을 만큼 이야기에 몰입했다. "그 캐릭터를 설정할 때 제가 갖고 있는 이상형을 다 갖다 붙였거든요. 그 캐릭터에게 사랑에 빠졌던 것 같아요"라며 기억을 되살린다.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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