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세게 운없는' 아이팟 개발자

2008. 9. 9.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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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년 원천기술 창안 불구 특허 갱신 비용 없어 포기… 수천억弗 수익 날려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된 애플사의 MP3 플레이어 iPod을 처음 만들어 낸 사람의 신원이 마침내 밝혀졌다.

애플사는 그동안 경영난에 허덕이던 회사를 완전하게 기사회생시킨 '효자상품' iPod 의 개발자에 관해 함구로 일관하면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영국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은 8일 베일에 싸여있던 iPod의 개발자가 누구인지를 애플 측이 앞장서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iPod을 발명한 사람은 올해 52세의 영국인 벤처 기업가 케인 크레이머로 그는 23살 때인 지난 79년 디지털 음악 수신기인 iPod의 원형을 창안했다.

케인 크레이머는 자신이 발명한, 당시로선 획기적인 신종 기기에 IXI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3분30초 분량의 음악을 저장해 들을 수 있었다.

IXI는 케인 크레이머에게 일확천금을 안겨줄 수 있는 발명품이었다. 하지만 그는 88년 특허를 갱신할 비용이 없어 나중에 수천억 달러의 천문학적 수익을 올릴 IXI의 특허를 포기, 결국 누구의 소유도 아닌 공유재산으로 남게 됐다.

이후 케인 크레이머의 IXI 원천기술은 여러 곳을 거쳐 애플로 흘러 들어갔고 iPod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한 것이다.

애플이 지금까지 꽁꽁 숨겨 놓았던 그를 노출시킨 것은 무려 890억 파운드(178조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 때문이다.

iPod의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애플은 버스트 닷컴(Burst.com)을 상대로 이 같은 손배소를 제기하고 원고 측 증인으로 케인 크레이머를 내세웠던 것이다.

애플은 케인 크레이머에게 재판정에 출두해 증언하고 조언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가 특허를 신청했던 IXI 기술 서류와 원안 그림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케인 크레이머의 결정적인 증언과 증빙자료로 인해 애플은 버스트 닷컴과 결국 법정 밖에서 화해, 거액의 배상금에 합의한 뒤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케인 크레이머가 지금까지 받은 것은 재판 과정에 참여한 데 따른 수고료 정도가 고작이다.

15살에 학업을 중단했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머리 속에 많았던 케인 크레이머는 사업에는 소질이 없었는지 손을 대는 일이 모두 신통치 않았다.

케인 크레이머는 세 명의 자녀를 둔 가장이지만 살림에 쪼들리면서 지난해 살던 집을 팔고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 가구 세일즈맨으로 일하는 케인 크레이머는 애플 측으로부터 수고료를 더 받기 위해 접촉을 하고 있다. 그는 결과가 어떻든 자신이 발명한 기기를 토대로 iPod을 히트시킨 애플을 도울 기회를 가졌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데일리 메일이 '세상에서 가장 억세게 운 없는 사람'으로 지칭한 케인 크레이머는 "몇달 전 애플이 iPod을 선물했지만 얼마 안돼 망가졌다. 지금 내 형편으론 다시 살 처지도 못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성숙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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