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웨이웨이 "자유·개방의 정신 담고 싶었어요"

2008. 5. 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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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개방적인 정신의 구조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새둥지'에서 모티브를 얻어 표현했지요."

새둥지 모양으로 유명한 2008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을 디자인한 중국 미술작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51)가 방한했다. 7일부터 6월1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자신의 개인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중국이 올림픽을 계기로 새롭게 깨어나기를 염원하는 의미로 기획되어 '새둥지(냐오차오)'라 불리는 주경기장은 복잡한 설계구조 때문에 완성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심을 받기도 했다. 5일 갤러리현대에서 만난 아이웨이웨이는 "중국에서는 올림픽 주경기장이 자금성, 만리장성 등과 같은 시대적 건축물로 떠올랐다"며 "중국이 이를 계기로 자유·개방적 사상·문화적 진보를 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2006년 6월3일에 총 24시간 동안 1시간마다 변화하는 주경기장의 모습을 담아놓은 사진 24장도 전시된다.

미술작가이면서 건축가, 전시기획자이기도 한 그는 만들어진 오브제를 이용해 이미 부여된 의미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발견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신석기 시대부터 한·당·명·청대의 도자기와 조각들, 도시화로 철거된 건축물에서 가져온 문과 가구 등을 작품에 이용한다. 2007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현대미술 전시회)에서는 1001개의 의자와 1001명의 중국인을 동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시에는 그의 대표작 14점이 선보인다. 작가는 "내 작품은 현실적 환경과 내가 기억하는 전통 사이에서 살아가려고 몸부림치는 것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모국의 올림픽 주경기장 설계 경력을 영광스러워할 법도 하지만 폐쇄적인 중국 정부의 정치적 탄압을 경험한 그는 집단주의적인 가치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고 있다. 저명한 중국 현대 시인인 아이칭(艾靑)의 아들이기도 한 작가는 문화대혁명 때 지식인이었던 아버지가 탄압을 받으면서 베이징에서 신장으로 쫓겨나 강제노동을 했다. 주경기장 설계는 중국 정부가 스위스 건축회사에 의뢰한 것이며, 아이웨이웨이를 설계자로 초빙한 것도 중국 정부가 아닌 이 회사였다. 그는 주경기장 디자인 담당이라는 영예에 대해서도 "사실 오래 전에 한 일이고 지금은 잊어버렸다. 설계 못지않게 일상 하나하나도 내게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세계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일의 대부분은 애국주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것"이라고 지적하며 한국 내 중국 유학생의 폭력적 시위 등 민족주의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중국 교육이 오랫동안 봉쇄돼 있어 다른 세계와의 격차가 벌어져 생긴 일로, 중국은 이에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임영주·사진 강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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