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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괴물2' 시나리오 만든 만화가 강풀

연합뉴스 | 입력 2008.01.15 10:53 | 수정 2008.01.15 10:54

 




"전편보다 재미있는 속편에 대한 욕심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2006년 1천30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 된 '괴물'의 속편이 제작된다. 더욱이 '괴물2'의 시나리오를 인기 만화가 강풀(34) 씨가 복원전 청계천을 배경으로 쓴다고 해서 대중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달 '괴물2' 시나리오의 초고를 완성하고 "영화사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는 강풀 작가를 작업실이 있는 그의 강동구 상일동 자택에서 만났다. 예상외로 깔끔한 그의 작업실에는 복원하기 전 청계천의 갖가지 사진과 청계천 인근의 세밀한 지도 등이 빨래줄에 널어놓은 듯 걸려 있었다.

강풀 작가는 첫 외도이자 처음 쓴 시나리오 작업에 대해 "영화로 만들었을때 더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쓴 것이며, 여기까지(시나리오 집필)는 '작업'이지만 이후에는 '참여'가 될 것"이라는 말로 이제 자기 손을 떠났음을 분명히 했다.

"본업은 만화가이며, 혹시 '괴물2'가 성공한다 해서 앞으로 시나리오를 또 쓸 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강풀 작가에게서 시나리오를 쓴 과정을 들었다. "아직 감독도, 배우도 정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완고 단계에 있지 않아 세밀한 것은 밝힐 수 없다"는 말로 오히려 궁금증을 더 유발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강풀 작가와의 일문일답.

--어쨌든 탈고했다. 지금 소감은.

▲영화사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다. 만화를 그릴 때 시나리오와 똑같이 썼다. 내가 시나리오용 용어를 알지못해 이를 지문으로 풀어가는 바람에 길어져 130페이지 분량이 됐다. 흔히 시나리오는 70~80페이지라고 하는데.('괴물2'도 제작하게 될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강 작가 원작인 '26년' 영화화 작업으로 그와 자주 만났는데 만화 콘티가 시나리오와 다를 바 없어 '괴물2'의 배경을 청계천으로 설정한 아이디어를 낸 그에게 아예 시나리오를 써보라고 권유했다.)

--만화 시나리오 쓸 때와 다른가.

▲영화사에서 마음대로 해보라고 편하게 해줘서 더 편하게 했다.

--'괴물2'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여섯 편의 작품이 모두 영화나 드라마, 연극 등으로 판권이 팔렸다. 왜 이렇게 자신의 작품이 대중 문화계에 인기가 있다고 생각하나.

▲일단 만화가 재미있으니까. 대중문화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산업이라는 건 결국 돈이 돼야 한다는 건데 내 작품이 대중에게 검증을 받았다고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살짝 홀린 것 같다.(웃음) 그림과 같이 보여지니까 영화나 TV 드라마로 하면 뭔가 그림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지.

무엇보다 인터넷 만화이다 보니 소재의 제한이 없이 마음껏 풀어낸다. 상상력의 제한이 없다. '괴물2'도 마찬가지다. 이건 될 수 있을까, 이건 좀 어렵지 않을까 라는 등 제도적 틀에서 겁내는 게 없이 자유롭게 생각했다. 괴물을 만들어내고, 세트를 제작하고, 캐스팅하고, 제작비 문제 등은 다른 사람들이 걱정할 것 아닌가. 하하.

--청계천이라는 아이디어가 탁월하다는 평이 많다.

▲몇몇은 '괴물'이 한강이었는데 청계천은 도랑같다는 말도 있었다. 아마 복원공사와 겹쳐지며 사람들이 생각할 여지가 많아진 것 같다. 청계천은 내가 1년여간 신설동의 한 잡지사에 근무하며 거의 매일 찾던 곳이다.

청계천 개발로 도시미관은 좋아졌지만, 거기 살던 사람들을 쫓아내면서 내건 기치가 환경인데 과연 좋아졌나. 이게 낫다, 그게 낫다고 할 수 없다. 청계천 복원의 결과는 나중에 나올 것이다. 다만 난 그 당시의 상황을 쓴 것뿐이다.

--'26년' 등의 작품을 거론하며 강작가의 정치적 정서를 떠올리는 대중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청계천은 이명박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대표적인 치적 중 하나여서 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게 아닌가 여긴다.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가 정치적 성향을 띤다는 건 엄청난 부담이다. 내가 '괴물2'를 통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괴물' 역시 사회성, 시의성을 담고 있지 않나.

그러나 무엇보다 '재미'가 우선이다. '괴물'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이 담으려던 여러 시각이 전달된 것 아닌가. '그것이 알고싶다' 'PD수첩' 등 고발 형식 영화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보통 작품의 실마리는 어떻게 얻나. 작업실이 집에 있으니 나갈 일도 별로 많지 않을텐데.

▲요즘은 '괴물2' 때문에 종종 영화사 회의에 참석하느라 나간다.(웃음) 내가 꼭 보는 TV 프로그램 3개가 있다. '무한도전', 이건 재미있어 보는 거고. '뉴스데스크'와 'VJ특공대'를 본다. 또 밤새 작업하는 체질인데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듣고 나야 잠이 온다. 세상 돌아가는 걸 알아야 해 '시선집중'은 꼭 듣는다.

--'괴물'은 아직까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다. 시나리오 데뷔 작가로서 부담감을 느낄 법한데.

▲이렇게 말하면 건방지다 생각할 지 모르는데,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비록 시나리오 제의를 받았지만 만화로 쓸 수 있을 것 같았으면 만화로 만들어냈지 영화를 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이야기를 떠올린 결과 영화로 했을 때 가장 맞을 것 같아 한 것이다.

또 '괴물'보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했다. 재미없었다면 안썼을 것이다. '전편보다 재미있는 속편'에 대한 욕심이 있다. 도전의식이라고 할까. 어중간한 속편이었으면 안했다. 그런데 제 자신감은 항상 근거가 없다.(웃음)

--근거가 없다고 하지만 그런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나.

▲난 내가 굉장히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 '영웅본색'이 제일 재미있게 본 영화다. 남들이 좋아하는 걸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면 남들도 좋아하더라. 그런 평범한 사람이다. 난 작가주의 작가가 아니다. '괴물2' 역시 내가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쓴 것이다. 또 어느 정도 자신감은 필요한 것 아닌가.

--'괴물2'는 복원 직전 청계천이 배경이 된 까닭에 2003년으로 설정됐고, 이로 인해 '괴물'의 전단계인 프리퀄(Prequel)이 된다. 그렇다면 의구심이 든다. 괴물이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등장한다는데 '괴물'에서는 한마리만 나왔다. 그리고 이미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여러 소시민이 괴물과 싸운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괴물'에서 사람들이 괴물을 보고 처음 본다며 놀라나.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했나.

▲하하. 보면 안다. '괴물'에서는 괴물의 탄생 과정을 미군의 독극물때문으로만 설정했다. 더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또 강두 가족 외에는 사람들이 괴물과 부딪히는 장면이 별로 없었다. 난 다양한 사람들과 괴물을 만나게 하고 싶다. 내가 '킹콩'을 볼 때 킹콩이 많이 나오길 기대했고, 킹콩이 많이 나와 만족스러웠다. 제작비야 제작사에서 알아서 하는 거고(웃음), 난 내가 상상한 모든 것들이 영화로 나오길 바란다. '괴물'의 의구심은 해소될 것이다.

--이번 역시 주인공이 많은가.

▲5~6명 정도 나온다. 할리우드 영화식으로 주인공 혼자 영웅담으로 해결하는 건 재미없다. '괴물'의 매력이 소시민, 어찌보면 평균 이하 가족이 괴물과 맞닥뜨린 상황 때문 아닌가. 2편도 그렇게 갈 것이다. 공사장 인부, 노점상 등 길바닥에서 채이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괴물과 싸우는 것이다. '에이리언'처럼 황당한 게 아니라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고 관객이 느끼게 하고 싶다.

--강작가는 부담이 덜했다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 있어 캐스팅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톱스타든 아니든 난 연기 잘하는 배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괴물만 특A급으로 나왔으면 좋겠다.(웃음) 주인공 캐릭터를 따로 그려놨기 때문에 그 캐릭터와 가장 닮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정도의 바람이다.

--시나리오를 써보니 어떤가. 할 만 한가.

▲만화는 나 혼자 하기 때문에 내가 신이다. 그런데 영화는 조직이다. 장단점이 있다. 만화는 망하면 나 혼자 망하는 건데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그러나 내가 여기까지만 하면 나머지는 다른 전문가가 맡아서 해 오히려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만약 시나리오 작가로서도 성공한다면 계속 써 볼 의향이 있나.

▲이번에 쓴 건 누구의 제안이 아니라 내가 끌려서 했던 것이다. 영화에 첫발을 내디뎠으니 앞으로 시나리오도 써야지, 이런 생각 없다.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영화로 딱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쓴 것일 뿐 앞으로 시나리오를 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좋은 게 있으면 만화로 그려야지.(웃음)

내 본업은 만화가라는 사실을 난 잊지 않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직업이어서 앞으로 얼마나 지금처럼 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 빨리, 많이 그려야지라는 생각뿐이다.

어느 정도 '괴물2'의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되면 3월에는 새 만화를 그릴 계획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여성팬을 만족시켰던 그가 이번에는 호러 만화를 그릴 생각. 제목도 미리 결정했다. '스토커'. 발상의 전환으로 상상력 풍부한 작품을 내놓는 강 작가는 "스토커를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그리겠다"고 한다.

kahee@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kunn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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