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모자로..' 미국 작가 올리버 색스 사망
김유진 기자 2015. 8. 30. 21:56
시한부 선고를 받고 암 투병을 하면서도 삶을 찬미하는 글들로 세계의 독자들을 감동시킨 미국의 저명한 의학자 겸 저술가 올리버 색스(사진)가 30일 생을 마감했다.
뉴욕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색스가 뉴욕의 자택에서 82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색스는 지난 2월 이 신문의 기고에서 안구의 종양(흑색종)이 간으로 전이돼 시한부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당시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는 많은 것을 받았고 많은 것을 주었던 내 인생에 감사한다”, “생각하는 동물로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살아갈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엄청난 특혜와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색스는 1933년 런던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이주, 신경과 전문의의 길을 걸었으며 컬럼비아대와 뉴욕대 의대 교수를 지냈다. 의사로 일하면서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쳐 베스트셀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자폐증을 앓는 천재들의 이야기인 <화성의 인류학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사랑의 기적> 등의 저작을 남겼다. 투렛증후군, 아스퍼거증후군 같은 뇌신경계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넓히는 데에도 기여했다. 600권이 넘는 일기장을 남긴 그는 수준급의 피아노 연주자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색스는 인간의 뇌와 몸과 마음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직관적 이해를 보여준 훌륭한 의사이자 작가였다”고 추모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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