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육아블로거 김선미씨 "자녀의 행복 위해 좀 게을러질 줄 아는 '불량맘'이 대세"

글 박용하·사진 김영민 기자 2014. 6. 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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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실컷 놀린다', '아이를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다', '아이가 내 곁에 있음을 감사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인터넷 육아카페를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는 '불량맘(Mom) 십계명'의 일부다. 과거 '타이거맘'(자녀를 호랑이처럼 엄격히 관리하는 엄마), '헬리콥터맘'(헬리콥터처럼 아이 주변을 맴돌며 지시하는 엄마) 등 원칙적이고 부지런한 엄마가 관심을 끌었다면, 최근엔 자녀의 행복을 위해 조금 게을러질 줄 아는 '불량맘'이 대세다. 세월호 참사를 목도한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행복하게 자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불량맘'이란 말을 처음으로 만든 이는 인터넷 인기 육아블로거 김선미씨(44·사진)다. 그는 2년 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부모의 간섭을 줄이고 아이의 자율성을 강조한 소위 '불량 육아'의 노하우를 엄마들에게 소개했다.김씨가 말하는 불량 육아는 '~하면 아이에게 좋다'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배제한다. 놀이에 있어서도 부모의 주도가 아닌 아이들이 노는 방식 그대로를 존중하는 식이다. 유일하게 강조하는 건 책읽기인데, 아이가 한글을 깨치기 시작할 무렵 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해 주고 스스로 독서를 하게끔 한다. 아이가 혼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엄마도 심리적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엄마의 여유를 강조한 것은 부모들의 문제(강박)가 때론 아이의 말썽보다 심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 내가 만나본 많은 엄마들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이에서 찾으려는 경우가 많았고, 스스로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이들도 많았다"며 "많은 부모들은 자식을 키우기에 앞서 자기 자신의 문제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로 지친 엄마들은 '인생이 뭘까', '내가 애를 키워서 원하는 게 뭘까'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불량 육아'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 엄마들에겐 책을 권하고 있죠."

아이에 대한 간섭을 줄이고 엄마의 여유를 늘린 육아법, 현재까지 그 결과는 나쁘지 않다. 올해 열세 살이 된 김씨의 딸 하은이는 사교육 없이 '해리포터' 원서를 읽는 수준이 됐고, 김씨는 재무상담사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김씨는 "엄마가 꿈과 행복을 찾으니 아이가 잘 크는 건 보너스였다"며 "어찌보면 아이는 엄마가 행복한 만큼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글 박용하·사진 김영민 기자 yong14h@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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