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석학'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 별세

김종목 기자 2013. 10. 22. 22: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학 석학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가 22일 오전 10시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한 달 전 혈액암 진단을 받은 뒤 경남 진주 경상대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아왔다. 제자 우찬제 서강대 국문과 교수는 이날 "암 초기라서 곧 나으실 줄 알았는데, 오늘 오전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1932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민속학을 전공했다. 29세에 교수가 된 고인은 민속학과 한국문학을 아우르다 한국학으로 연구 지평을 넓혔다. 초기 민속학자들이 발굴한 자료에 대한 해석을 통해 한국학의 담론화 작업에 기여했다. 강단에서 자연을 찬미했던 고인은 은퇴 이후 경남 고성으로 귀향했다. 고인은 지난 3월 한 언론에 기고한 '미리 쓰는 부고'에서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지는 그만큼, 미리 기획하고 노리고 벼르고 한 일들에 마지막으로 최대한의 정열을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고인은 이 말을 실천하며 살았다.

은퇴 이후 매해 한두 권의 묵직한 대중인문서를 출간했다.

인제대·계명대에서 강의했고, 경남 산청에 있는 지리산고등학교에서 수년간 논술을 가르쳤다. 이달 초까지 '김열규의 예맥(藝脈)'을 한 언론에 연재했다. 고인은 70여 권의 책을 썼다. 주저로는 < 한맥원류(恨脈怨流) > < 한국민속과 문학연구 > < 한국문학형태론 > 등이 꼽힌다. 한국인들의 화, 유머, 욕 등 다양한 소재를 갖고 폭넓은 글쓰기를 시도했다. 귀향 이후에는 행복, 공부, 독서를 열쇠말로 글을 써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상욱씨(수필가)와 아들 진엽(서울대 미학과 교수)·진황(현대고 교사)씨, 딸 소영씨(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02)2072-2020

<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