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씨 '왜 나만 갖고 그래' 전두환 전시회

김한솔 기자 2013. 6. 1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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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풍자 포스터'를 붙여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팝아티스트 이하씨(45·사진)가 다음달 전두환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전시회 '왜 나만 갖고 그래'를 연다. 전시회의 부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 촉구를 위한 특별전'이다.

이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집 인근 골목에 전 전 대통령이 29만원짜리 수표를 들고 있는 모습의 포스터 50여장을 붙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약식기소로 벌금 10만원을 부과받은 이씨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해 13일 오후 4차 공판이 열렸다.

공판 전 경향신문과 만난 이씨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예술이 가진 사회적 기능"이라며 "법이 미학의 세계로 들어와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벌금 몇 만원 내고 끝낼 수도 있었지만, 내가 내 행동이 범죄였음을 인정한다면 다른 예술가들에게도 이렇게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돼 재판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작가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은 해외의 독재자들이 대부분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는 것과 반대로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것, 그런데 돈은 29만원밖에 없다는 것 등 자체가 예술가들에게 풍자의 소재가 된다"고 말했다.

내달 말 열릴 예정인 '왜 나만 갖고 그래' 전시회에는 전 전 대통령이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진심어린 사과'라고 쓰여진 사과박스를 들고 있는 그림, 피노키오와 전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전노키오' 그림 등이 전시된다.

이씨는 "전 전 대통령 풍자 포스터 300장을 붙이러 광주에 내려갔는데, 사람들이 너도나도 포스터를 달라고 해서 다 나눠주는 바람에 한 장도 붙이지 못하고 올라왔다"며 "당시 포스터를 들고 '인증샷'을 찍은 여고생 등 시민들 모습을 리터치한 작품도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전시회 수익금 전액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뉴스타파에 기부할 예정이다.

<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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