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죽게한 中 마약 소굴 잠입 취재.. 목숨 건 '호주 아버지' 잔잔한 반향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2015. 9. 18.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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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판 '추적 60분'에 생생 보도
2013년 2월 로드니 브리지씨가 환각제를 먹고 투신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아들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있다. 신경보 홈페이지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마약 제조업자를 찾아 중국에 잠입 취재한 호주 아버지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3일 밤 호주판 시사고발 프로그램 ‘60분’에는 ‘중국에 간 스파이’편이 방영됐다. 로드니 브리지(50)씨가 구매자인 것처럼 꾸미고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에서 마약 제조 및 판매상들을 화면에 담았다. 방송 후 호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많은 호응이 있었다.

브리지씨가 이런 위험한 일에 뛰어든 것은 아들의 죽음 때문이다. 2013년 2월 아들 프레스톤은 학교 무도회에서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구매한 환각제 ‘25I-NBOMe’를 흡입했다. 날 수 있을 것 같다는 환각 속에 호텔 발코니에서 뛰어내렸고 얼마 후 숨을 거뒀다. 브리지씨는 처음에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곧 아들을 죽게 만든 마약을 뿌리 뽑겠다고 결심한다. 지난해 10월 시민단체 ‘사이드이펙트’(Side effect·부작용)를 만들었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마약 밀수의 증거들을 찾아 수집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25I가 중국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60분 팀들과 의기투합해 지난 8월 중국을 찾은 것이다.

브리지씨는 신경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재하면서 만난 25I의 제조업자나 판매상은 모두 20대 젊은이들이었다”면서 “그들은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몰랐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취재의 목적은 연구라는 미명 하에 환각제를 만들어 파는 사람들을 폭로하는 것이었다”면서 “중국 당국은 환각제 생산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25I는 금지 약물이 아니다. 따라서 판매업자들을 처벌할 수는 없다. 허페이시 공안국의 인웨둥 대변인은 차이나데일리에 “이런 화학약품들은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거래 기록 등을 체크하는 등 다른 불법 증거들을 찾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세관이나 마약팀과도 정보 교류를 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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