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 '최저가 보상제'의 숨은 계산법은?

2009. 2. 1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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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김지수 대학생 인턴 기자]

인터넷 서점에서 책 3권을 구입한 대학생 최 모씨(23.여)는 '최저가 보상' 방침에 따라 할인을 받기 위해 다른 곳보다 비싸게 산 책에 대해 할인 신청을 했다.

그런데 할인폭이 당초 계산했던 것보다 훨씬 적게 나왔다. 알고 보니 비싸게 산 책에 대해서는 인터넷 서점측이 할인을 해주지만 싸게 산 책에 대해서는 오히려 그 차액만큼을 사실상 물어내야 하는 '마이너스 할인'을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최저가 보상제라고 해서 할인만 해주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내 돈을 다시 내야 하는 줄은 몰랐다"며 섭섭해 했다

최근 인터넷 서점들이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실시하고 있는 '최저가 보상제'가 소비자들을 호도할 수 있다는 불만이 일고 있다.

최저가 보상제도란 소비자가 구입한 상품이 타사보다 비쌀 경우 소비자에게 그 차액을 환불해주는 제도로서 현재 yes24, 인터넷 교보문고, 알라딘, 리브로 등 인터넷 서점들이 지정 도서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최저가 보상제가 할인도 해주지만, 할증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A사에서 5,500원, 5,500원, 6,000원을 주고 책 3권을 구매했다. 그런데 B사에서 똑같은 책을 5,000원, 5,000원, 7,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는 A사에서 아무런 할인혜택을 받지 못한다.

A사의 5,500원 짜리 책 두권이 B사 보다 500원씩 비싼만큼 총1,000원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B사보다 1,000원 싸게 구입한 6천원짜리 책에 대해서는 오히려 소비자가 1,000원을 물어내야 한다. 결국 구매한 책값 총액이 같으면 총 할인액 '±제로'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최저가 보상 계산법은 지난 2005년 'yes24'가 최저가 보상제를 처음으로 실시하면서 등장했다. 후에 다른 인터넷 서점들도 이 계산법을 따르다 보니 현재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하는 인터넷 서점의 계산법은 모두 동일한 실정이다.

yes24의 마케팅 담당자는 이 계산법에 대해 "지난 2005년부터 이같은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큰 불만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만이 없었던 것은 이같은 최저가 보상제의 실상을 몰랐기 때문이라는게 소비자들의 입장이다. 대학생 이 모씨(24. 남)씨는 "타사보다 비싸게 주고 산 책에 대해 보상 받으려면 싸게 산 책도 그만큼 내놓으라는 심보 아니냐"며 "공시된 계산법이 복잡해서 잘 몰랐는데 결국 이런 것이었느냐"며 황당해했다. 주부 김 모씨(37. 여) 역시 "아이들 책 때문에 인터넷 서점을 꽤 이용하는 편인데 최저가 보상 계산법에 이런 비밀이 있는 줄 몰랐다"며 "말이 최저가 보상제이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인터넷 서점은 최저가 보상 계산법을 설명하면서 할인되는 내용만 적어놓았을 뿐 할증되는 항목은 슬쩍 빼놓아 이같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관계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체이다 보니 이럴 수밖에 없다"며 "최저가 보상제를 도서 각 권당으로 한다면 아마 (보상제를) 실시하는 업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hop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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