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도 제각기 '성격' 있다
(서울=연합뉴스) 곤충 세계에서도 어떤 개체들은 다른 개체들에 비해 유독 모험심이 강하며 이런 곤충들의 뇌 활동 패턴은 모험을 즐기는 사람의 것과 비슷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1일 보도했다.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연구진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꿀벌에 관한 연구는 꿀벌 사회를 구성하는 개체들도 단지 육아와 먹이구하기 등 특정 역할을 수행하는 판에 박힌, 대체 가능한 존재가 아님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꿀벌들은 특정 임무를 수행하려는 욕구나 의지가 개체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꿀벌의 `성격'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집지을 장소나 먹이, 즉 새로운 것을 찾는 꿀벌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무리 중 5% 미만의 개체들이 특히 용감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벌의 개체수가 늘어나 분봉을 해야 할 시점이 오면 새 집터를 구하기 위해 탐색조가 길을 떠나는데 집터 탐색조에 속하는 일벌들은 다른 동료들에 비해 먹이 탐색조가 될 확률도 3.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한 개체가 각기 다른 맥락에서 같은 성향을 보인다면 이를 `성격 특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성격 연구의 기본 원칙이다. 꿀벌 사회에서도 특정 개체들은 새로운 것을 추구할 뿐 아니라 `남보다 더 멀리' 가고자 하는 열의를 보이며 이것이 바로 꿀벌 집단의 삶을 이끌어가는 활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탐색조와 비탐색조 꿀벌들의 뇌에서 유전자들이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게놈 전체를 대상으로 분자생물학 분석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유전자 활동에서 수천 가지의 뚜렷한 차이를 발견했다.
이들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이처럼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타나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각기 다르게 발현되는 유전자들 중에는 카테콜아민(CA)과 글루타메이트, GABA(감마 아미노낙산) 신호와 관련된 것들이 일부 있었는데 이런 유전자들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향을 조절하고 보상에 반응하는데 관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뇌 신호의 변화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도록 만드는지 확인하기 위해 꿀벌들의 뇌 화학물질을 증가시키거나 억제하는 실험을 했다.
글루타메이트와 옥토파민을 첨가하자 전에는 집터 탐색에 나서지 않았던 벌들 사이에서 탐색조가 늘어났고 도파민 분비를 차단하자 탐색조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사람 등 등뼈동물이 보이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격은 곤충에도 나타난다. 이들에게서는 행동 차이와 분자적 기초의 일관성이 같은 유형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구 결과가 곤충과 사람, 다른 동물들이 모두 행동을 진화시키는데 똑같은 유전자 `연장세트'를 사용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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