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5차례 면담..아무런 조처 안해"

2012. 2. 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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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찰-교사 '중학생 자살' 입장차

"가해학생의 일방적 괴롭힘 아니라고 파악"

경찰이 학교폭력을 방관한 혐의로 교사를 입건한 사실을 두고 해당 교사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7일 친구들의 집단괴롭힘에 시달리다 지난해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아무개(당시 14살)양의 부모가 그해 4월부터 11월까지 학교 방문 또는 전화 통화로 담임교사에게 모두 5차례 문제 제기를 했지만, 담임교사가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양이 자살하기 며칠 전 직접 담임교사를 찾아가 '친구한테 맞아서 머리가 아프니 조퇴하겠다'고 요구해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전우관 양천서 형사과장은 "조사 결과, 담임교사는 '하교시간이 다 됐으니 조금만 참으라'고만 했을 뿐,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목격자 진술 등을 근거로, 교사가 사실상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점이 분명하다고 판단해 입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담임교사 안아무개(40)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4월 면담 이후로는 피해 학생의 부모가 나를 찾아오지도 않고 문제 제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가해 학생들이 김양을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장난치면서 어울리는 사이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안 교사는 자살하기 며칠 전 김양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경찰의 발표도 부인했다. 그는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는데 경찰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나에게 씌우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학교가 해당 학부모의 신고를 여러 차례 받고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이 학교 교장·교감에 대해서도 교육과학기술부에 징계를 통보할 방침이다. 김양이 자살한 뒤, 이 학교에 실태조사를 나갔던 강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조사 당시 학교와 피해 가족의 주장이 팽팽히 나뉘었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 만한 사안이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4~11월 김양을 집단적으로 때리고 괴롭힌 혐의(공동폭행 등)로 동급생 8명을 지난달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 중 2명이 처음 김양을 때렸다가 담임교사인 안씨에게 꾸중을 듣자 김양을 '고자질쟁이'라고 공공연하게 비난했고, 다른 아이들도 집단적으로 따돌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양의 배를 걷어차거나 머리·어깨 등을 때리고, "× 같은 년"이라고 욕하거나 "너를 따먹고 싶다"고 추행하는 등 총 16차례에 걸쳐 괴롭혔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장난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중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법원으로부터 폭력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됐다. 한편 경찰은 김양의 아버지에게 전화해 "칼로 찔러 죽이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가해 학생 부모 1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경미 김민경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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