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에 자살까지..'메이플 스토리'가 뭐길래

2011. 12. 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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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캐릭터 키우려면 `노가다` 각오해야`한정판` 아이템 사다보면 어느새 `빈털터리`

지난 20일 투신자살한 대구 중학생 A(13·중2)군이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주 원인이 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들이 캐릭터 육성과 캐쉬(게임내 사이버 머니) 취득을 위해 A군을 협박·폭행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청소년용 게임에 대한 감시·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지난 25일 "지난 9월 중순 가해자 B(14)군의 '메이플스토리' 아이디가 해킹당해 아이템이 사라지고 경험치가 사라졌다는 진술을 받았다"며 "이때부터 A군에 대한 심한 폭행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B군등 가해자 학생들은 A군이 숨지기 직전 휴일에 하루종일 '캐쉬 사라', '매크로(게임내 버그플레이의 일종)를 켜라'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투신 전날인 19일에는 게임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A군을 폭행했으며, 문자메시지를 보내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질책한 것으로 밝혀졌다.

▲ 많이 할수록 캐릭터 강해져…'노가다 게임' 지난 2003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는 초·중학생등이 주로 즐기는 역할수행게임(RPG)다. '국민게임'으로 불릴만큼 큰 인기를 얻은 메이플스토리의 가입자 수는 국내에서만 1800만명, 전세계적으로는 1억명 이상에 달한다. "메이플스토리 고렙(높은 레벨) 캐릭터가 없으면 초등학교에서 반장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이 게임은 리니지, 아이온 등과 같이 게임을 하면 할수록 게임내 캐릭터가 성장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얼마나 오래 게임을 하느냐가 캐릭터의 강함을 좌우하기 때문에 일명 '노가다 게임'으로 불리기도 한다.

투신자살한 A군에게 가해자 학생들이 게임 플레이를 집요하게 강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해킹으로 그동안 키우던 캐릭터를 잃게 된 가해자들은 단 시간에 강한 캐릭터를 다시 얻기 위해 A군을 협박한 것이다.

메이플스토리를 이용한다는 한 네티즌은 "메이플 스토리에서는 악성 프로그램을 이용한 해킹, 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 캐릭터를 잃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 코 묻은 돈을 벌어들이면서 해킹 등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넥슨도 이번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윤숙 청소년정책연구원 상담위원은 "온라인 게임은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기 때문에 게임 속 세계에 집착하게 된다"며 "시험 기간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모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자녀의 캐릭터를 레벨업 시켜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좋은 아이템 사려면 실제 '돈' 많이 써야 B군등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은 좋은 아이템을 갖추기 위해 A군이 (부모가 시키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 아이템 구입용으로 상납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총 25만여원을 A군으로부터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이플스토리에서 강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선 '노가다'와 함께 게임머니가 아닌 실제 '용돈'도 만만치 않게 필요하다. 좋은 아이템을 사기 위해선 사이버 머니인 '캐쉬'를 충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등이 매달 일정한 회비를 받는 '월정액제'인데 비해, 메이플스토리는 회비를 받지 않는 대신 아이템 판매 등으로 수익을 내는 '부분 유료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캐릭터에 꾸미는 데 쓰이는 옷, 모자, 망토, 신발 등을 1000~5000캐쉬(1캐쉬=1원)가량에 판매한다. 여기에 4000~5000캐쉬 정도인 무기와 특수효과(이펙트) 아이템 등까지 갖추면 캐릭터 하나당 사용 금액이 2만~3만원은 훌쩍 넘어가 버린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희귀아이템은 아이템베이 등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가에 판매되기도 한다.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넥슨은 국산 게임에 부분 유료화 모델을 사실상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넥슨은 보다 많은 아이템을 빠르게 개발해 판매하기 위해 3D(입체 영상)가 아닌 2D(평면) 횡스크롤방식의 게임(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에 집중했다. 넥슨은 부분 유료화 정책의 성공으로 한 해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게임계의 '공룡'으로 성장했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게임을 상업화한다고 해서 '돈슨'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 아이템 거래 금지 등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터져 업계 입장에서도 당황스럽다"며 "넥슨이 부분 유료화 모델로 인해 크게 성공했지만 서버 보안 등 전체적인 서비스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넥슨이 주로 저연령층 대상 게임을 서비스하는 만큼 어린 이용자들의 불만 사항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게임 업계 전체를 대표하는 기업인만큼 돈을 버는 일뿐만 아니라 게임 업계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넥슨 관계자는 "사건 자체는 안타깝지만 메이플 스토리가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본다"며 "과거 군대에서 일어난 김일병 사건과 같이 폭력사건이 일어나면 게임과 연관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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