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종편3사 '내가 제일 잘 나가'

입력 2011. 12. 5. 17:30 수정 2011. 12. 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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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각각 다른 잣대 들이대며 '시청률 1위' 주장

'첫눈에 반했어요'…지면통한 홍보도 노골적

종합편성채널이 지난 1일 개국한 뒤 첫 주말을 보냈다. 종합편성채널을 둔 조선·중앙·동아 3개 신문은 모두 자사 종편이 '시청률 1위'였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그 기준은 제각각이었다.

<중앙일보>는 5일치 신문 1면에 "JTBC 시청률 1위 석권"이라는 기사에서 "주말사극 '인수대비'가 3일 시청률 1.7%를 돌파하며 당일 종합편성채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보도한 주말 종편 시청률 1위는 <채널에이>의 프로그램이었다.

실제 시청률조사기관 티엔엠에스(TNmS)의 자료(유료방송가입가구 기준)를 보면 12월3일 하루동안 종합편성채널 4사 가운데 시청률 1위는 <채널에이>의 다큐물 '하얀묵시록그린란드'(1.296%)였다. 2위는 <엠비엔>의 '청와대의 밥상'(1.248%), 3위는 <제이티비씨>의 '인수대비'(1.202%)였다.

반면, 시청률조사기관 에이지비닐슨코리아의 자료를 보면 12월3일 하루동안 종합편성채널 4사 시청률 1·2위는 <제이티비씨(JTBC)>의 'TBC추억여행2'와 '인수대비'였고, 3위는 <엠비엔>의 '청와대의 밥상'이었다.

두 개 조사기관 가운데 <동아일보>는 자사 프로그램이 1위로 나온 티엔엠에스의 결과만을 인용해 보도하고, <중앙일보>는 자사 프로그램이 1위로 나온 에이지비닐슨코리아의 결과를 기준으로 '1위'를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중앙일보>는 여기에 티엔엠에스의 결과는 자사 프로그램인 '인수대비'의 시청률이 1위로 나온 수도권 시청률만 따와서 보도했다. 결국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 모두가 '1위'가 된 셈이다.

<조선일보>도 '1위'를 포기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5일치 신문 1면에 "TV조선 뉴스 '날' 주말에도 1위"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자사 다른 프로그램이 1위가 나오지 않자 '종편 4사 메인 뉴스' 중 1위라는 다른 잣대를 적용해 '1위'를 건 셈이다.

종편 3사를 거느린 신문 매체의 '종편 홍보'도 심하다는 평가다. <동아일보>는 종편이 개국한 다음날인 2일치 신문 1면에 "첫눈에 반했어요, 채널A"라는 제목으로 <채널에이>를 노골적으로 홍보했다. 기사 내용 어디에도 '첫눈에 반했다'는 시청자의 코멘트는 없다. <동아일보>는 전날 1면을 포함해 3개 지면에서 종편 개국을 홍보했지만, 다음날에도 1면을 포함해 4개 지면을 털어 프로그램을 소개하거나, 자사 종편에서 보도한 내용을 받아썼다. <조선일보>도 1면을 포함해 4개 지면에서 <티브이조선> 프로그램을 홍보했고, <중앙일보>도 1면을 포함해 7개 지면을 통해 자사 종편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전날 방송된 뉴스를 지면을 통해 다시 소개했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앞으로 방송에서 보도하고, 이를 신문에서 다시 보도하는 형식으로 여론을 주도하려는 욕망을 종편 채널을 보유한 거대 언론사가 극심하게 보여줄 것"이라며 "이번에 4개 종편사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을 인터뷰하고, 이를 다시 두세개 지면을 통해 보도하는 방식은 패턴화돼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상현 연세대 언론정보영상학부 교수는 "아무런 객관적 잣대도 없이 종편 출범 다음날 자사 프로그램이 최고고 훌륭했다는 기사를 해당 신문이 쏟아냈다"며 "신문이 종합편성채널 홍보지가 됐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제 공정한 입장에서 기사를 보도하는 언론의 시대는 갔다"며 "우려했던 대로 '언론의 비극'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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