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치지 말라" 사법부 FTA 논란 전국 법원장들 우려

2011. 12. 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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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사법부 내 논란이 확산되자 전국 법원장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청원을 제안한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동의한 판사가 100명을 넘자 대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키로 했다.

대법원은 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차한성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전국 각급 법원장 등 31명이 참석한 전국법원장회의를 열어 사법부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법원장들은 이 자리에서 "법관 상호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중요하고 보장돼야 하나 법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의견이 외부에 노출될 때는 법원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며 일부 법관의 행동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법관은 비록 사견이라도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수 있으므로 자신의 발언이 미칠 영향을 생각해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의견을 모았다.

앞서 양승태 대법원장은 회의 인사말에서 "국민은 법관에게 법률 전문가이기에 앞서 사려 깊은 이해심, 불편부당한 균형감, 높은 경륜과 포용력을 갖춘 원숙한 인격자이기를 요구한다"며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전국법원장회의를 앞두고 법원 안에서 한·미 FTA 논란이 확산되자 관련 안건을 추가했다. 대법원은 당초 국민과의 교류·소통방안, 법관 인사제도 개선방안 등을 안건으로 준비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게시판에 다시 글을 올려 제안에 동의한 판사가 100명을 넘어 청원문을 작성한 후 양 대법원장을 만나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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