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에 꼽사리 낀 '나꼽살', <라디오스타> 될까?

2011. 11. 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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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최지용 기자]

방송인 김미화씨.

ⓒ 오마이뉴스

MBC < 황금어장 > 의 메인코너는 강호동씨가 진행하는 '무릎팍 도사'였다. 윤종신, 김국진, 김구라 등이 진행하는 '라디오스타'는 인기 많은 '무릎팍 도사'에 끼워 놓은 곁다리 코너였다. '무릎팍 도사'의 방송 분량이 많아지면 아예 방송을 타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최근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인기는 잘나가던 때의 '무릎팍 도사'에 못지않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주진우 < 시사IN > 기자가 쫄깃한 입담을 뽐낸다. 그렇다면 나꼼수의 경제편인 '나는 꼽사리다'(나꼽살)는 < 황금어장 > 의 '라디오스타'라고 할 수 있다. 제목에서도 고백하고 있지만 '나꼼수'의 인기에 꼽사리 끼려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18일 코미디언 김미화씨와 < 88만원 세대 > 의 저자 우석훈 경제학 박사,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이 출연하는 '나꼽살' 1회가 팟캐스트를 통해 배포됐다. 나꼼수에도 출연하는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겹치기 출연에 방송 편집까지 맡았다.

나꼽살은 '가카 헌정방송'인 나꼼수와 구성도 비슷하다. '대한민국 99%를 위한 편파 방송', '1% 기득권을 제외한 99%를 위한 편파방송'이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또 '누나 전문방송'은 못 되도 '누나 설득방송', '누나 설명방송'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출연자들의 '누나'로 대표되는 김미화씨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FTA 다룬 첫 방송... 김진표 원내대표 맹비판

나꼽살 첫 회 주제는 최근 정계 최대 화두인 한미FTA. 가장 논란이 되는 독소조항부터 참여정부 시절 FTA협정 과정의 뒷담화까지 훑는다.

김어준 총수의 역할은 김미화씨가 맡았다.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진행한다. 최근 CBS라디오를 통해 방송에 복귀한 김씨는 시사프로그램을 오래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질문을 적제적소에 던진다. 한미FTA를 시작한 참여정부를 향해 불편할 수도 있는 질문들을 거침없이 뱉는다.

우석훈 박사와 선대인 부소장은 김씨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한다. 딱딱하고 어렵게 인식되는 경제 분야를 쉽고 어떻게든 재미있게 설명하려 노력한다. 김용민씨는 나꼼수에서 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나꼼수처럼 웃음이 터지는 곳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지루해질 때쯤이면 적절하게 웃음이 나오는 대화가 오간다. 우석훈 박사가 금융파생상품을 설명하면서 "와리깡"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나꼼수 같은 큰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중간중간 특정인물을 잘근잘근 씹기도 한다. 이번 회에는 한미FTA 국회비준을 은근히 밀어붙이고 있는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표적이 됐다. 김 대표가 참여정부 경제부총리 시절 그 아래서 일했던 우석훈 박사의 충격적인 폭로도 나왔다. 이들은 김 원내대표에게 '합의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밖에 '경제'하면 안 나올 수 없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살짝 언급된다. 강 회장은 이야기 꺼리가 무궁무진 할 것으로 보인다. 나꼽살에서 주목해야할 인물이다.

가장 웃음코드가 적은 건 선대인 부소장이다. 말이 느리고 길다. 또 누가 말을 끊고 들어오면 무지 답답해한다. 말을 끝까지 못해 안달이 난 모습이다. 그런 모습이 또 재미를 유발한다. 그래서 나중이 더 기대되는 캐릭터다.

딱히 스포일러라고 할 만 한 건 없지만, 방송을 듣는 사람들을 위해 세세한 방송이야기는 여기서 줄인다.

"유익하다", "재미없다"... 엇갈리는 반응

나꼽살은 18일 팟캐스트에 등록되자마자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조회수가 폭발적이거나 팟캐스트 순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나꼼수의 인기 효과를 확실히 받는 모습이다.

방송에 관한 평은 다소 엇갈린다. 방송이 올라와 있는 팟캐스트 < 딴지라디오 > 에는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의견부터 "어려운 경제분야를 쉽게 풀었다"는 호평까지 각양각색의 리뷰가 있다.

누리꾼 '해피모모'는 "나꼼수는 꼼수로만 가야지 여기에 뭔가 끼워 넣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라며 "나꼼수 인기에 편승하기에는 방송 전개가 아직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누리꾼 '리우미'는 "어색해도 첫 방송이다. 부도덕한 정권에 당당히 소리 높일 수 있고, 우리에게 눈 뜰 수 있도록 해준 그들을 마땅히 칭찬하고 보호해야 한다"라며 "더 좋은 방송 부탁하고 감사하다"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나꼽살은 지난 17일 두 번째 녹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부동산 문제다. 그밖에도 재벌경영, 세금, 토건사업 등 경제 분야의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들을 매주 1회 방송으로 쉽게 풀어나갈 예정이다.

조금씩 비중을 넓혀 < 황금어장 > 의 간판 코너가 된 '라디오스타'처럼 '나꼽살'이 또 다른 '나꼼수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인터뷰] '나는 꼽사리다' 맴버 선대인 경제전략연구소장

< 나꼽살 > 에 출연중인 선대인 경제전략연구소장.

ⓒ 오마이뉴스

20일 오후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은 < 오마이뉴스 > 와 한 전화통화에서 "나꼽살을 계속 들으면 한국경제의 현실적인 부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첫 방송이 나갔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것 같다. 우석훈 박사와 내가 '경제'한다는 사람 중에는 대중적으로 한다고 해도 딱딱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나꼼수'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재밌게 한다는 게 쉽지 않다. 공개된 뒤로 주변 사람들 반응으로 보면 대체로 '나꼼수 처럼 빵 터지지는 않지만 재밌고 유익하다'는 평이 많다. 나한테만 좋은 소리 하는 건지도 모른다."

- '나는 꼽사리다'는 나꼼수에 꼽사리 낀다는 말인가?

"그런 뜻도 있지만 중의적인 의미다. 진짜 의미는 대한민국 1%가 99%를 먹여 살린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 1%가 국민경제에 꼽사리 끼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자원을 독점하고 엄청난 특혜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1%, 재벌 기업과 정부 관료, 토건족들 '헌정방송'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 세 번 녹음해서 첫 방송이 나왔다. 처음에는 출연자들이 방송을 보류했고 나중에는 김어준 총수가 잘랐다고 들었다. 뭐가 문제였나?

"처음에 우리가 보류한 것은 한 번 더 녹음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다시 녹음을 했는데 김어준 총수가 듣더니 더 보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나꼼수 자매방송으로 돼 있어서 나름의 기준이 있지 않았겠나. 중간 중간 잘 정리해서 끊어가며 해야 하는데 두 사람이 연설하는 방식으로 되다 보니 지루해졌다. 이정도 시행착오는 초반에 다 겪는 게 아닌가 싶다."

- 김미화씨가 방송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부담스러운 방송을 하는 것 같다. 나꼽살에서도 "CBS라디오에서 하차하게 되면 나꼽살 때문"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농담으로 한 거다. 방송에서 엄살을 좀 부리셨다. 김미화 선생님도 적극적으로 또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하시는 것 같다. 방송과 관련해 아픈 기억들이 있는데, 언론에서 약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오는 게 문제 아니냐는 인식하고, 이런 작업을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 인식은 우석훈 박사와 나도 같다."

- 앞으로 방송은 어떻게 진행되나? 매주 녹음할 생각인가?

"주 1회 방송을 생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프로듀싱하는 김용민씨가 나꼼수랑 이것까지 두 개를 하니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꼼수와는 간격을 조금 둬서 주초에 녹음을 할 예정이다."

- 다음에는 어떤 문제를 다룰 생각인가?

"다음 주제는 부동산 문제다. 하우스푸어와 전세 문제로 하려고 한다. 그밖에 부동산 전반의 문제를 하게 될 거 같다. 재벌경제, 세금문제 등 주제를 몇 십 개 추려 놨다. 그냥 순서대로 하는 게 아니라 시의성이 있는 주제로 할 것이다."

- 나꼽살을 듣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처음이라 부족한 게 많다. 모든 기준이 나꼼수에 맞춰져 있다. 특히 웃음부분은 그렇다. 나꼼수에 출연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재밌는 분들이지만 우리가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최소 내년까지는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다. 나꼽살을 쭉 따라 듣다보면 이론적인 경제가 아니라 한국경제의 현실적인 경제가 어떻다는 것을 알게 하자는 목표가 있다.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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