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정부가 국내에서 법적 절차를 받아 통용되는 중·고교용 교과서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관련된 내용이 10건인 것으로 파악한 사실이 확인됐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논쟁이 아닌 현존하는 특정 인물에 대한 교과서 수록 내용을 공식적으로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특히 '1500억원 재산 사회 환원' 선언으로 안 교수의 정치권 진입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교과서 관련 내용의 존폐 여부 등과 관련돼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검정교과서협회 등에 따르면 교과부는 최근 중등검정교과서를 발행하는 전국 98개 출판사 또는 저작자에 협조를 요청해 교과서 내 안 교수와 관련된 내용의 수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0종의 교과서에 관련 내용이 수록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내용은 안 교수가 직접 쓴 글을 싣거나 안 교수를 성공한 '컴퓨터 전문주치의' 혹은 '멘토' 등으로 소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천재교육이 발간한 중학교 1학년 '생활국어'에는 '안철수 선생님과 면담'이란 코너가 마련돼 '꿈'에 대한 안 교수의 견해를 소개했다. 여학생 2명이 편지를 통해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안 교수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의미가 있는지, 재미있는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조언하는 식이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교과서에 실린 안 교수 관련 내용이 얼마나 되며 이것이 편향적인 게 아닌가 하는 외부의 요청이 있어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안 교수가 만약 정치인이 된다면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교과서 내용 수정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정아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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