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안에 친일파 동상 설치 논란
시민단체, 흉상 철거 요구…마사회선 "철거 검토 중"
[세계일보]
공기업인 한국마사회 경내에 친일 행적을 지닌 인사의 흉상이 세워져 있어 시민단체가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경기도 과천 마사회 본관 앞에 설치된 고(故) 김동하(1920∼1993) 전 한국마사회 회장의 청동 흉상(사진)을 철거하라는 공문을 마사회 측에 보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소가 2009년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1940년대 만주국군 소위로 임관해 일제 패망 당시 대위로 복무했으며 5·16 군사쿠데타에도 가담했다. 1946년 해군 소위로 임관해 6·25 전쟁 당시 전과를 세우고 외교국방위원장 등을 거쳐 1970년대 마사회장으로 재직했다.
연구소는 "만주국은 일제가 세운 괴뢰국으로 자발적으로만 장교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것"이라며 "이런 인물의 흉상이 공공기관에 들어선 것은 정의에 배치되는 부적절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달 중순에는 '광복회원 중앙협의회' 소속 독립유공자 후손 30여명이 마사회를 찾아 흉상 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는 등 마사회 발전을 위해 공헌한 업적을 기리는 차원에서 설치한 것"이라며 "철거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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