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술술, 문재인이 변했다

이숙이 기자 2011. 9. 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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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개월 사이에 그는 엄청나게 달라져 있었다. 지난 5월 말 < 시사IN > 독자들과 봉하마을 '대통령의 길'을 함께 걸을 때만 해도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대중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누구보다 겸손하고 반갑게 사람들을 대했지만, 말수는 적었고 몸짓은 어색했다.하지만 9월14일 부산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표정부터 달랐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처음에만 약간 긴장하더니 이내 편안해졌다. 쏟아내는 답변은 더욱 놀라웠다. 직접 출마에 대해서만 즉답을 피했을 뿐, 민감한 현안과 2012년 시대정신까지 술술 자기 생각을 풀어냈다.그 사이 문 이사장에게는 두 번 변곡점이 있었다. 하나는 자서전 < 문재인의 운명 > 이 '대박' 나면서 서울-부산-광주로 이어지는 북 콘서트를 진행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야권 대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의 주도자로 같은 이름의 정치 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두 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인터뷰는 자연스레 '콘서트 정치'에 대한 얘기로 시작됐다.

ⓒ시사IN 백승기

북 콘서트가 매번 성황이다. 비결이 뭔가?

북 콘서트라는 게 색다른 문화적 경험이다. 옛날에는 뭔가 말하고 싶으면 강연을 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일방적으로 말하고 듣는 형식을 지루해하는 것 같다.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하고 거기에 공연 같은 문화적 요소를 곁들이는 게 코드에 맞는 듯하다. 각본 없이 솔직한 대화를 주고받으니까 진정성이랄까, 그런 부분에서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다.

마이크를 들 때 오른팔을 90도로 드는 게 인상적이더라.

(배석한 이호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대신 대답) 우리는 그걸 '공수부대 스타일'이라고 부른다(웃음). 노래방도 안 가보셔서 마이크 잡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 딱 문재인 스타일이긴 한데 좀 어색하다(웃음).

대선 주자로 꼽히는데, 2012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중요한 걸 든다면 민생, 복지가 아닐까 싶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조류 속에서 서민 삶이 너무 피폐해졌다.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다. 중산층이 없어지고 일자리도 점점 더 질이 나빠지는. 그 속에서 서민 삶이 무너지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이렇게 가서는 나라가 지속될 수 없다. 피폐해지고 무너진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다시 복원하는 것이 2012년 시대정신이 아닐까 싶다.

MB 정부 4년에 대해 할 말이 많은 것 같다.

6월 항쟁 이후 우리나라 역사는 민주주의, 복지, 남북 평화가 점점 발전하고 확대되어가는 과정이다.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든 정부가 그 흐름을 따라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그 흐름에서 완전히 일탈해서 민주·복지·평화 모두 거꾸로 갔다. 퇴행이다. 그 때문에라도 2012년 정권 교체가 절실하다. 또 하나 우리가 동네 반장만 맡아도 어떻게 동네를 발전시키고 헌신할지 공부하는 자세를 갖게 되는 법인데, 이 정부는 국정을 담당했으면서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공의'는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아주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따라 해치운다. 4대강 사업도 개인 소신을 앞세워 밀어붙이고, 인사도 TK나 고려대 출신이 아니면 요직에 발탁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국정에서 공의로움이 없다는 것, 이게 국민이 가장 분노하는 대목 아닐까?

'공의'라는 표현이 낯설다.

가톨릭에서는 공의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사사롭다는 것에 대비해서.

대통령의 문제인가 참모진의 문제인가?

대통령·여당·참모진, 총체적인 건데, 어쨌든 그렇게 사사로운 국정 운영은 대통령의 자세나 철학이 출발일 거다. 그에 대해 직언하지 못하는 참모진 때문에 문제가 증폭되는 거고.

대통령에게 직언하기가 그리 힘든가?

그렇지 않다. 참여정부의 경우 기존 관료 진영에 더해 민주화운동 했던 사람들, 시민운동 했던 사람들이 대거 청와대에 들어갔기 때문에 서로 의견이 달라 늘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 대통령은 그 토론을 다 듣고 결론을 내렸으니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직언이 나왔다. 이라크 파병이라든지 FTA라든지 요새 문제가 되는 제주도 강정마을, 이런 것도 내부에서 찬반 의견이 다 부딪쳐서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생각이 똑같은 사람들만 모여 있는 것 같다. 그러니 토론이 없고 아주 위험하다.

말 나온 김에, 강정마을은 어떻게 된 건가?

(한숨) 강정마을은 내가 청와대에 없을 때 결정된 건데, 그때도 시민사회 쪽에서는 반대, 안보 쪽에서는 해야 한다로 찬반이 크게 갈렸고, 대통령께서 안보 쪽 손을 들어준 거다. 해군기지가 추가로 필요한 건 틀림없는 현실이고, 그것을 어디에 두느냐를 두고 고민하다 제주도가 입지상 좋다고 판단한 거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참여정부 때 내세운 '자주 국방'이라는 기조 자체가 달라졌다. 제주도 해군기지도 미군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바뀌고. 따라서 기조가 달라졌다면 주민의 동의를 새로 얻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또 설령 강정마을이 입지상 적합하다고 정부가 판단했어도 막상 시행 과정에서 주민의 반발이 거세다면 또다시 설득하고 동의를 얻는 과정을 진행했어야 한다. 참여정부 때 부안 방폐장만 해도 정부는 그것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부안 주민들이 반대해서 결국 안 된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제주도만은 손대지 않고 좀 더 자연을 보존하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2년에 우리에게 필요한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일까?

과거처럼 카리스마를 가지고 강력하게 자기 소신을 밀어붙이는 리더십은 안 된다. 국민과 소통하고 겸손하며 늘 몸을 낮추는 그런 대통령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정직해야 한다. 녹색성장을 말하면서 4대강 사업으로 엄청난 환경 파괴를 하고, 반칙과 특권, '고소영' 인사를 버젓이 하면서 공정 사회라는 말로 포장하고, 근래에는 공생도 말하는데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에 국가의 총력을 기울여놓고 공생을 말하는 게 말이 되나. 이렇게 말과 실제가 다른 대통령은 절대 안 된다. 안철수 신드롬도 늘 말하고 행동이 다른 정치를 보며 신물이 나 있다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나니까 감동을 받은 거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신뢰'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신뢰라는 가치를 내세우고 일관성을 가지는 건 좋은 일이다. 스스로 높은 가치를 부여하면 그렇게 노력하게 될 테니까. 그런데 박 전 대표에게 아까 말한 리더십이 있을지 생각하면 부정적이다. 지금 보여주는 리더십도 소통하는 리더십은 아니잖나. 대단히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이고, 과거 유신 시대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역사 퇴행적인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이 심히 우려스럽다.

문 이사장이 이명박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게 조현오 경찰청장의 노무현 비자금 발언 때부터다.

조현오 청장 사건은 현 정부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우선 조 청장의 발언 자체가 터무니없었는데, 그 발언이 나온 자리가 경찰 간부들을 상대로 한 특강이었다. 전체적인 강연 주제와 아무런 상관없이 이 발언이 튀어나온 건 당시 현 정부가 전 정부에 대해 노골적인 보복을 하고 있으니까 '나도 코드를 같이하는 사람이다' 이걸 표현한 거다. 이에 대해 유족이 심각하게 문제 제기를 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잘 살펴서 조 청장을 인사에서 배제하든지 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잘했어' 하는 식으로 발탁했다. 그 다음 우리가 고소를 했으니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한다. 고소 사건은 3개월 이내에 수사해서 결과를 명시하도록 대한민국 법에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검찰 제도가 조현오 사건에서만은 철저히 무너졌다. 이런 일이 21세기 대명천지에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이명박 정부를 평가하면서 그의 목소리는 격앙됐다. 문 이사장 주변에서는 "검찰 시스템이 무너진 걸 보면서 문 이사장이 '정권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라고 전한다. 앞에 나서기 싫어하던, 그것도 정치라면 노 전 대통령의 설득도 거부했던 문 이사장이 정치 행사와 국회에 모습을 비치기 시작한 게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 이사장이 대선 주자로 주목되기 시작한 건 자서전 < 문재인의 운명 > 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다. 책의 어떤 부분이 공감을 산 걸까?

글쎄…. 이 책은 참여정부나 노 대통령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위해 역사를 기록하고 증언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나는 5년 가운데 거의 4년을 청와대에 있으면서 국정의 최고 수준에서 보좌를 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래서 최대한 솔직하게 기록하려 했는데, 아마도 그런 마음이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책을 쓰다보니 사적인 이야기도 일부 싣게 됐는데 그 부분이 그렇게 관심을 끌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특전사 사진이 히트였다.

공수부대 이야기는 거참, 특별할 게 전혀 없는 건데, 대부분 다 가는 군대고, 어차피 할 바에는 제대로 하는 게 나으니까.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고위 공직자들이 하나같이 군대에 가지 않았고 그 사유도 납득이 안 되니까, 그러면서 우리 사회 지도자로 행세하는 게 기가 막히니까 국민이 크게 대비를 시킨 것 같다. 정상적인 현상은 아니다. (이호철 전 비서관은 "나는 그 사진 대신 (수염이 덥수룩한) 털보 사진을 넣자고 주장했는데 출판사에서 잘렸다. 이사장님의 이미지는 사실 '자유로움'과 더 잘 어울린다. 맨몸으로 계곡에서 스쿠버다이빙하고 작살로 고기 잡고 그런 이미지다"라고 거들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안 나가봐서 검증이 전혀 안 되어 있다는 평이 있다.

(나를 비판할 때) 검증과 권력 의지, 이런 얘기를 하는데, 검증은 내가 부산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한 이후의 삶이 워낙 노출되고 공개된 것이어서 그 자체로 평가받기 충분하다고 본다. 그 외에 따로 검증받아야 할 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권력 의지 부분은 실제로 일찍부터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가슴에 품고 그걸 향해서 노력하고 현실 정치를 헤쳐나가고 그런 의미에서는 권력 의지가 없는 게 틀림없다. 다만 안철수 신드롬을 포함해 박원순 변호사가 주목받는 거나 내가 정치인이 아닌데도 기대를 받는 걸 보면, 새로운 인물들이 나서서 정치에 대해 판갈이를 해야 한다는 국민의 갈망이 워낙 크게 보여서, 권력 의지를 가지려고 한 것이 반드시 장점인가 이것도 알 수 없게 됐다.

ⓒ시사IN 조남진 지난 5월 < 시사IN > 독자와 봉하마을 '대통령의 길'을 함께 걸은 문재인 이사장(맨 왼쪽). 이후 3개월 동안 '북 콘서트'와 '혁신과 통합' 모임에 참여해온 그는 대중과 소통하며 '정치적 근육'을 키워가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장점과 단점은 뭔가?

어쨌든 삶의 어려움도 많이 겪어봤고 한편으론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고, 그래서 균형감각을 갖게 됐다고 할까. 단점은 너무 많아서…. 우선은 속박받고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뭔가 책임을 맡게 되면 그걸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종의 모범생 콤플렉스, 완벽주의가 있어서 스스로를 혹사하는 편이다.

권력 의지와 함께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국정을 보좌하긴 했지만, 직접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게 따지면 대통령 재선에 도전하는 사람 아니면 누구라도 경험이 없는 거다(웃음). 물론 선거도 거치고 행정부도 경험하고 정치 훈련을 많이 한 게 필요한 덕목이고 그런 면에서 내가 부족한 건 맞다. 그럼에도 정치권 밖에 있는 사람들이 기대를 더 많이 받는다는 자체가 사실 정상적이지 않은 거다.

정당정치의 위기인가?

우리 정당정치가 더 발전해야 한다. 요새 우리가 추진하는 야 4당과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대통합, 연합정당이 만들어지면 그 정당이야말로 기성 정당을 뛰어넘는 전국정당이면서 정책정당이 될 거다.

그게 만들어지면 문 이사장도 참여할 생각인가?

적어도 당원은 될 생각이다. 나는 아직까지 한 번도 당원조차 해본 적이 없다.

인터뷰를 시작한지 1시간30분이 넘어가는데도 그의 답변에는 거침이 없었다. 사실 부산으로 가는 열차에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문 이사장이 평소 '꼭 할 얘기만' 그것도 '최소화해서' 하는 스타일이었던지라 지면을 제대로 꾸릴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중장기적인 시대정신에서 현안까지 그의 생각은 매우 잘 정리되어 있었다. 곽노현 교육감 사건은 어떻게 보고 있나?

당선된 분하고 사퇴한 분 사이에 어쨌든 돈 거래가 있었으니까, 적절한 처신은 아니었다고 본다. 그 일로 국민이 의혹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곽 교육감은 '단일화 대가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우리가 적용해야 하는 건 '무죄 추정의 원칙'이다. 이건 헌법상의 원칙이다. 한편으로 검찰은 여전히 피의사실 공표, 언론 플레이를 통한 모욕주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검찰의 문제가 다시금 드러났다. 영장을 발부한 법원 태도도 참 유감스럽다. 교육감으로서의 직무 수행이 대단히 중요하고, 이미 돈 준 사실까지 다 시인한 마당에 수사를 위해 신변까지 구속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단일화 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난 터라, 단일화를 추진해야 할 야권 처지에서는 부담이겠다.

후보 단일화가 다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런 한계 때문에라도 오히려 우리가 주장하는 통합 정당이 더 힘을 얻을 수 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왜 불출마를 택했나?

나는 한 총리의 출마를 권유한 쪽이었고, 경쟁력이나 당선 가능성도 더 나을 수 있다고 봤다. 조작된 사건만 없었다면 지난해 지방선거 때 충분히 당선될 수 있었던 분인데, 정말 억울하게 검찰의 힘 탓에 낙선된 것 아닌가. 검찰이 새로 기소한 사건도 나는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한 총리는 안철수 신드롬이나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지지를 보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굉장히 강하다는 걸 알고 당신처럼 이미 정치권에 있던 사람은 비켜주는 게 맞다고 판단한 거다. 새로운 정치를 위한 기여이자 안철수 원장이 박원순 변호사에게 했던 것만큼이나 아름다운 양보다.

박원순 후보의 경쟁력이 유지되리라고 보나?

적어도 야권에서 그분만 한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 변호사는 야 4당과 시민사회가 함께 공천하는 명실상부한 범시민 단일통합 후보가 될 거고, 그런 구도로 선거에 나서면 질 수가 없다.

안철수 신드롬은 계속 가리라고 보는가?

기존 정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열망은 드러났으니까 정당이 이걸 제대로 받아들여 근본 변화를 이룬다면 정치권 밖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지지를 받는 상황은 없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잠깐 반성의 기미를 보이다가 슬그머니 그만두면 그런 기대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그건 잘 모르겠다. 실제로 자기 영역을 갖고 있고 그 영역에서 할 일이 많은 사람이 거길 떠나 정치라는 생소한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건 삶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라 대단히 어렵다. 그래서 안 원장이 그런 어려운 결단을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분이 우리 사회가 이렇게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으므로 대선에서도 그런 차원에서 다시 고민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뉴시스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한 문 이사장.

문 이사장이 내년 총선 때 PK에서 같이하고 싶은 인물로 안철수·조국 두 교수를 언급했는데, 한 사람은 날아갔다(웃음).

그분들의 존재 자체가 도움이 된다. 우리 부산·경남 지역 시민들에게 변화의 갈망을 일깨워준 것만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거다.

PK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고 한다. 실제 그런가?

실감한다. 사실 그런 변화는 지난 지방선거 때 이미 시작됐다.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 김정길 부산시장 후보 45% 득표뿐 아니고 기초의회에서 민주당이나 진보 정당 후보가 꽤 당선됐다. 부산 사상구는 민주당 소속 구의원이 절반이나 됐는데 과거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목표 의석을 얼마나 잡고 있나?

부산·경남·울산 다 합쳐서 41석인데, 3분의 1정도? 그 정도만 해내도 엄청나지 않은가?

문 이사장이 직접 총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한 곳에 묶이기보다 PK 전체를 총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느 쪽인가?

부산·경남 총선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노력은 할 생각인데,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 판단할 문제도 아닌 것 같고. 통합 노력이 다 끝나고 난 뒤 총선 국면에 들어설 때 판단하겠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나 탁현민 기획자는 북 콘서트 때마다 "문 이사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알겠다"라며 바람을 잡는다.

(웃으며 머뭇머뭇) 끝까지 가봐야 안다. 어쨌든 통합, 총선, 다 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난 후에 생각할 문제다.

문재인 지지층에선 안철수 원장을 잠재적 경쟁자로 보는 것 같다.

안철수 원장이 일으킨 바람이 나는 너무나 고맙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줬고, 한편으론 여당 후보의 아주 강고했던 대세론에 완전히 균열을 냈다. 대세론은 한번 균열나면 무너지게 돼 있다. 나는 안 원장이 대단히 훌륭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만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세력과 함께해야 하는데, 우리가 추진 중인 대통합 연합정당에 합류할 경우 개인으로도 세력으로도 경쟁력에서 전혀 뒤질 바 없으니 그렇게 합류할 수 있으면 대단히 좋겠다.

이숙이 기자 / sook@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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