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는데 번 돈 다 쓴다" 중산층 4가구 중 1가구는 적자
대기업 차장으로 근무하는 김성신(42·가명)씨의 연봉은 세전 기준으로 6000만원가량 된다. 이 정도면 적지는 않다는 게 김씨 생각이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 학원비와 대출 이자를 내다 보면 가계부가 적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석 달마다 나오는 상여금으로 그동안 쌓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을 지우는 게 그의 일상이다. 결국 전업주부이던 아내가 전공인 피아노를 살려 아이들에 대한 교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전문 강사가 아니라 교습비를 많이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허리인 중산층 기반이 날로 허약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은 28일 ' 한국 중산층의 구조적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산층의 비율은 날로 줄고 있고, 남아 있는 중산층의 삶도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 비중은 1990년 75.4%에서 2010년 67.5%로 줄었다. 고소득층으로 올라간 사람이 늘어서가 아니라 저소득층으로 내려간 계층이 늘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고소득층 비중은 17.5%에서 20%로 소폭 증가한 데 그친 반면 저소득층은 7.1%에서 12.5%로 급증했다.
중산층에 남은 사람들의 형편도 팍팍해졌다. 중산층 가운데 지출이 소득보다 많아 적자를 보고 있는 가계는 23.3%로 1990년 15.8%보다 크게 늘었다. 또 중산층 가구는 20년 전에는 100만원 벌면 지출을 제외하고 평균적으로 22만원 흑자를 봤지만 지금은 흑자액이 17만9000원으로 줄어들었다.
중산층 가계부를 악화시킨 주범은 빚이다. 중산층 소득 가운데 원금과 이자 등 빚 갚는 데 쓴 돈(부채 상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10.4%에서 2010년 27.5%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중산층 가구의 최대 지출 항목이 '식료품'(20.6%→11.0%)에서 '부채 상환'으로 바뀌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가계 부채가 중산층의 삶을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인 셈"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준조세(1.7%→5.8%)지출 비중과 사교육비(2.1%→6.0%), 통신비(1.7%→5.0%) 지출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반면 오락·문화비 지출 비중이 4.3%에서 4.1%로 줄어드는 등 여가와 관련된 지출 비중은 줄어들거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키워드]마이너스통장 |부채 상환 |한국의 중산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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