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성추행 당한 한국여대생 외로운 전쟁

2011. 8. 1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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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마사지숍서 추행당해

영사관직원" 귀찮다"외면

인권위도" 권한 밖의 일"

보도 나가자 뒤늦게 협조요청

한국인 여대생이 해외여행 중 현지 마사지숍에서 안마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일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3월 대만을 방문했던 여대생 K(30) 씨는 타이베이(臺北)시 번화가 린선베이루(林森北路)에 위치한 유명 마사지숍에서 남성 안마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녀는 올해 3월 대만 경찰에 해당 안마사를 신고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자국민이 해외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해 한국과 대만을 오가며 홀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지만 외교 당국은 지난 5개월 동안 수수방관해왔다. 현지 영사관은 K 씨의 사연이 대만 언론에 보도된 17일에서야 "경찰국 등 관계기관을 방문해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과 유사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매년 해외에서 발생한 자국민 강간 및 강제추행 피해 사건이 평균 30건(올해 상반기 8건) 이상 발생하고 있지만 대응 태세는 허점 투성이다.

▶마사지한다며 신체 곳곳 추행=K 씨는 지난 3월 4일 새벽 2시께 한 마사지숍을 방문했다. 이 마사지숍은 대만 관광 사이트에 관광명소로 소개될 만큼 유명한 곳. 특히 마사지숍 대표이자 안마사인 C 씨는 안마 솜씨가 좋은 것으로 관광객들에게 회자되는 인물이다.

K 씨는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차를 한잔 권하더니 수건으로 눈을 단단히 감싸더라.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에 C 씨가 하의를 내리고 둔부를 마사지 하기 시작했다"며 "불편했지만 성추행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 머뭇거리는 사이 이번에는 속옷을 벗기고 치부를 마사지했다"고 말했다.

K 씨는 당시에는 공포감과 수치심 때문에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하고 마사지숍을 나와 일정에 맞춰 귀국을 했다. 하지만 성범죄를 그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해 3월 7일께 다시 대만을 방문, 타이베이 시 경찰국 쑹산(松山)분국에 C 씨를 신고했다. 이후 6월 29일 '타이베이 지방법원 검찰서(署)' 여성 검사에게 추행 상황을 진술했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영사관 도움 요청했지만 형식적 대답뿐"=하지만 수사는 쉽지 않다. C 씨와 그의 가족들이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며, 특히 증거가 없다 보니 혐의를 입증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K 씨는 "검찰이 증거가 부족하다며 다른 피해 증인들을 모아야 기소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홀로 피해 사례를 모으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같은 피해를 당한 여대생 K 씨를 찾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서기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대만을 재방문했을 당시 우리 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지만 형식적인 대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18일 외교부 관계자는 "당시 K 씨가 성추행 고소를 하겠다며 전화를 걸었고 대표부는 통역은 영사서비스 지원 범위를 벗어나지만 통역과 변호인 선임 및 관련 형사절차 안내가 가능함을 알렸으며 대표부 방문을 권했으나 K 씨가 찾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K 씨는 "전화를 걸었더니 조금 있으면 퇴근시간이라고 하더라. 대표부로 찾아오라고 했지만 말투가 굉장히 귀찮은 듯했다. 당연히 한국 영사관의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그런 대답을 들으니 방문하기가 꺼려졌다. 그래서 곧장 현지 경찰서로 갔고 그곳에서 대만 경찰관의 한국인 아내에게 통역 서비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지만 "우리 권한 밖의 일"이라는 대답만 들었다.

K 씨는 현재 학교 복학을 미룬 채 증인을 모으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최근 안동에서 대만 여성이 성추행 당한 일이 있을 때 대만 정부가 우리나라에 강하게 어필했다고 하더라. 우리는 왜 그렇게 못하는지 섭섭하다. 대만 정부와 한국 정부가 협조를 해서 이런 범죄를 근절시키는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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