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경찰 파견 4·3 토벌대 연상" 강정마을 반발

강홍균 기자 2011. 8. 1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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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경찰병력이 제주 4·3사건 이후 처음으로 시위진압을 위해 제주에 파견되자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이들을 '토벌대'로 규정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육지경찰 배치로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해군기지 조성 예정지인 중덕해안가에 모여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서울과 경기지방경찰청 기동단 소속 5개 중대 600여명의 병력은 15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인근에서 해군기지 반대운동 진압을 위한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물대포 3대 등 진압장비차량 10대와 함께 지난 14일 제주로 들어왔다.

제주에 시위진압을 위해 육지 경찰병력이 파견된 것은 63년 만에 처음이다. 2006년 제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회담이 열릴 당시 육지 경찰 1만명이 투입됐지만 이는 회담장소 경비 차원이었다. 육지 경찰이 투입된 것은 제주지방경찰청에 시위진압부대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주경찰청에는 해안경비를 담당하는 해안경비단 400여명이 배치돼 있을 뿐 시위진압 전문 기동단은 없다.

육지 경찰은 오는 18일까지 숙소를 예약해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민들은 육지 경찰 투입에 대해 민간인 등 2만5000여명이 죽은 4·3사건이 연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육지 경찰병력을 제주도민을 토벌하기 위한 토벌대로 규정할 것"이라며 철수를 요구했다. 민주당 등 야5당 제주도당도 공동성명을 통해 "육지 경찰이 파견된 것은 63년 만에 처음이며 지금 강정마을에서는 4·3 당시 공포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주출신 강창일·김우남·김재윤 국회의원도 이날 긴급성명서를 내고 경찰병력 투입 중단을 요구했다.

천주교 제주교구 신부와 신자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강정마을 중덕해안가에서 1시간 단위로 미사를 지내면서 경찰병력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문대림 제주도의회 의장은 이날 신용선 제주경찰청장을 만나 공권력 투입 자제를 요청했지만 신 청장은 "국방부나 해군에서 공식요청할 경우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강홍균 기자 khk505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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